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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미술]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과 최정화의 창원시청 설치물

앗 지나가는 행인 사진이..


점심시간에 교보문고 들려서 오는 길에 보니 청계천 초입에 설치된 미술작품이 가림막 처리되어 있었다. 보수작업인가 아니면 철거작업인가 궁금했다. 신문을 찾아보니 전면 재도색이란다. 작업은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이다. 

이렇게 보니깐 아이서울유 로고와 꽤 잘어울린다.


개인적으로 썩 마음에 드는 작업은 아니었다. 삐죽한 꼬깔콘 모양이 왠지 공격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서울의 분출하는 에너지에 비해 조금 초라해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작업이 청계천이라는 장소를 기억하는데 한 꼭지는 분명히 차지했을 거라는 데는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하다못해 약속장소를 잡을때도 "거기 꼬깔콘 모양 앞에서 보자"라면서 사람들의 기억과 뇌리에 남겨져있다는 사실은 청계천을 기억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업은 서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누군가는 청계천을 기억할 테니깐. 한단계 더 나아가서 그 작업을 통하여 설치된 장소의 기능과 이미지, 그리고 가치가 그 곳에 있는 사람에게 새롭게 해석되고 다가온다면 금상첨화겠지. 


들어오는 길에 그 미술작업이 생각났다. 최정화 작가가 2007년도에 창원시청에 설치후 이틀만에 철거된 작업이었다(관련 기사 링크 1, 2). 

출처 : 한겨레신문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작업이 그 금상첨화급이었다. 자고로 시청건물은 우리나라에서 경직성의 상징아니던가. 뻣뻣한 직각에 예산에 맞춰 성의없이 고른 듯한 타이루로 도배한 무미무취한 그 건물을 오색천으로 감싸버린 그것은 직사각형의 청사건물을 설치미술작품으로 탈바꿈해놓았다. 청사 주변에 설치하는 대신 청사 자체를 미술품으로 변신시켜놓은 작업이었다. 당시 참으로 깨는 발상이 아니었나 싶다. 

출처 : 경남일보

무슨 축제의 오프닝격으로 기획된 그 작업이 기획되로 유지되었으면, 우리나라 공공미술씬이 훨씬 활발해졌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타부처 정책을 경쟁적으로 벤치마킹(따라하기)하는 공무원 습성상, 공무원들이 훨씬더 미술판에 적극적으로 들어왔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민원으로 인해 하루이틀만에 작품을 내린 사실이 사례가 되어 분명 공무원들의 몸이 움찔했을 것이고, 이는 공공미술작업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에게 고스란히 전달됨과 동시에 양적, 재정적 축소로 이어지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다. 아뭏던 기왕 색칠하는거 잘마무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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