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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

[미술관]루브르 아부다비

거의 5년만에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방문했다. 두바이는 요란하고 어수선한 느낌이 한층 가라앉긴 했는데 여전히 타워크레인이 자주 보였다. 

아부다비는 그에 비해 훨씬 정숙하고 사람사는 느낌이 좀 나는 것이 확연했다. 아부다비에 들어서면 일단 인상깊은 가로수... 그 사막땅에 가로수를 키운다는것은 어지간한 노력과 돈이 없이는 힘들텐데, 빌딩을 짓느냐, 나무를 심느냐 결정하는 리더쉽에 따라 그 지역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새삼 다가왔다. 

무미건조한 출장을 그나마 촉촉하게 해준 것이 바로 루브르 아부다비 방문이었다. 사실 미술에 조금 관심이 있달뿐 역사도 문외한인데다, 어디까지나 발물관을 보면 약탈의 결과물을 그럴듯이 포장하고  유리관 속에 같힌 박제된 문화가 안쓰러워 박물관은 썩 즐기지는 않는다. 그냥 워낙에 유명한 랜드마크이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안갈수는 없었다. 

관심깊게 본 현대미술 코너에서는 잭슨폴록과 로뎅, 앤디워홀의 사형의자, 마크로스코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작업들이 한자리에 있었다. 물론 대부분이 대표작 바로 등급으로 추정되는 작품들이었으나, 이들의 작품을 직접 마주한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소장품 전시를 통해 어떤 감동을 받기에는 내 상태와 지식이 역부족이었다. 장누벨이 건축한 건물이 가장 인상깊었다. 뜨거운 중동태양을 은근히 퍼뜨리는 돔형식의 천장과 오일머니로 대프랑스제국의 위상을 쫓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중동 부자들의 욕망을 고요하게 잠재우는 듯한 모양새가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