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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기억

[일산] 벨라시타 #1(미스터 버티고 책방)

일산 벨로시타는 여러모로 갈만한 곳이다. 일산을 포함하여 벨라시타만큼 광장의 매력을 느낄만한 곳이 있을까 싶다. 광활하여 어디서부터 걸어야할지 모르겠는 서울시청앞 광장과는 차별화된 매력이 있다. 그래서 벨라시타는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리기 참 좋다는 점이다. 

항시 두명정도의 검은 유니폼을 입은 형아들이 잔디밭을 지키고 서있어서 눈치가 살짝 보이곤 하지만 그만큼 청결과 정숙(?)이 유지된다. 

식당과 까페의 야외 테이블과 앉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이쁜 벤치들을 걷다보면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여유롭고 한적한 기분 그리고 적당히 오가는 사람들 구경도 재밌다. 각종 개구경도 재미있다. 

벨라시타가 좋은 또다른 이유는 개성있는 가게가 참 많다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프렌차이즈 가게가 많이 없거나, 있어도 여느 몰에서는 보기 어려운 편집샵이 많다.  구경할 맛이 나는 곳이다. 

벨라시타가 이번에 특별히 반가운 이유가 있었으니, 일산에 거의 유일무이한 독립서점인 "미스터 버티고" 책방이 벨라시타로 옮긴 것이다. 예전공간에서는 호기심만 있었을뿐 가보지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여느 서점과 달리 임대료 비싼 곳에서 널찍한 책상과 의자가 놓여져있었다.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괜히 앉아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돈냄새 풀풀나는, 돈쓰고 가라고 작정한 옆자리 가게와는 판이한 청정지역 같았다. 

책장 역시 칼처럼 책을 빽빽히 꽃지 않고 책면이 보이게하여 각 권에 집중할수 있었다. 몇 책은 주인장이 직접 책의 매력포인트를 집어 한두문장으로 요약한 띠지를 장치했다. 또다른 매력 포인트였다. 시간없고 책은 읽고 싶을때 참 좋은 길잡이가 될것 같았다. 마침 점원처럼 보이는 분이있어서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질문 1. 한적한 곳에서 사람들이 붐비는 벨라시타로 옮기게된 이유가 있을까? 

마침 서점 직원이 있어서 물어볼수 있었는데 사장님이 위치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던 중에 벨라시타에 자리가 마침 났다는 얘기를 듣고 옮겼다고 한다. 물어보는 말에 답을 잘해주어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1. 예전보다는 오픈된 공간이 주는 차별점과 예전 공간이 주는 '나만의 공간'이라는 감성이 벨라시타에서 약간 퇴색되었다 느낌에 대해서는?

손님중에 더러 예전 공간이 더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공간자체는 넓어졌지만 아무래도 이전 공간이 주는 친밀감이 그리운 측면도 있다면서 벨라시타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서점의 역할과 컨셉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해야하는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음악역시 많은 공을 들이는 편으로 오시는 분들이 책을 읽기 가장 편안한 상태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오픈되어 있는 공간이 기 때문에 홀에서 트는 음악과의 충돌이 없는지, 그런것들이 독서에 방해를 주는지 항상 염두한다. 사장님이 재즈를 좋아하 셔서 듣기 어렵지 않은 재즈음악을 틀어놓는데 음악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질문 1. 버티고는 문학전문서점으로 알려져있는데 새로 옮긴 이곳에서는 베스트셀러, 어린이책도 눈에 띈다. 

오시는 손님들이 문학서적 이외에도 다양한 서적을 찾으시고 있고, 최소한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들여놓았다. 벨라시타 특 성상 다양한 손님들로 인해 상품군을 좀더 다양한게 한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장님은 문학에 대한 애정을 놓치 않고  있다. 실제로 다른 어떤 서점보다 문학 한가지 장르에 대한 세부적인 분류를 해놓은 곳은 없을 것이다. 공간자체도 보면 손님들이 주로 찾으시는 베스트셀러, 어린이책 일부를 제외하고는 문학작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스터 버티고가 벨라시타에 입점한 것은 일산 문화씬에서 큰 도박이다. 벨라시타의 임대료가 비싼건 안봐도 딱 알겠는데 그곳 한복판에 서점이? 게다가 그 바로 건너편엔 교보문고가 있다. 

이곳에서 차를 마시는 대신 책을 두권 추천받았다. 

하나는 주인장이 추천띠지를 붙여놓은, 개중에 좀 얇고 재미나게 생긴 책과, 점원이 가장 잘나간다는 책으로 집어준 '검사내전' 이었다. 

정기적으로 이곳에서 책을 사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할인율은 교보문고에 비해 조금더 낮지만 그 몇천원은 이곳 주인장이 고군분투하는 노력에 대한, 그래서 우리같은 책좋아하는 사람들이 누릴수 있는 문화적인 혜택에 대한 작은 성의리라. 

버티고 책방의 페이스북 홈페이지(링크)는 책방의 또다른 재미로, 주인장이 직접 짧은 포스팅을 통해 느낌과 생각을 공유한다. 

* 버티고 책방의 페이스북(링크)(인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