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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서울스퀘어의 줄리언 오피 그래픽 서울역 앞을 병풍처럼 가로막고 남산을 가리는 서울스퀘어를 보다보면 어쩜 저렇게 주변하고 어울리지 않게 도드라져 보이는지 그렇게 지을라고 해도 못짓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위압적이고 어색해보이는 모습이 이유 모르게 정이 안가는 건물이다(관련 기사 역시 평가에 박하다). 그럼에도 이 건물이 하나 주는 즐거움이 있으니 병풍처럼 펼쳐진 광활한 평면을 스크린 삼아 저녁때가 되면 멋진 작품들이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대표적인 작업은 2009년에 설치된 줄리언 오피(Julian Opie)의 그래픽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유독인지 몰라도 그의 그림은 상업용 빌딩과 아트페어에서 많이 보인다. 그래서 매우 식상하긴 하나 서울스퀘어의 작업은 볼때마다 신선하다. 퇴근길에 움직이는 줄리언 오피의 작업은 여유없이 바삐사는 우리의..
[건축/책] 탈피, 이중용, 픽셀하우스 정림건축이 주최한 건축 웨비나인 원맨원북에 참석했다. 인기가 매우 많은 행사라 겨우 입장했다. 건축잡지 「와이드AR」의 편집장을 지낸 이중용님이 쓴 '탈피'라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약 90여명의 사람들이 신청했는데 얼마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가 하는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다. 수십년간 쌓이고 농축된 생각들이 쏟아져 내려오느라 모두 담고 공감하기에는 내가 너무 몰랐다. 그저 에디터로서 자조감, 자부심, 애정 등등 직업인이 가지는 여러 감정을 공감하는것이 더 의미있었다. 그리고 독서매니아이자 글쓰는 사람으로서 그가 보여주는 태도들에서 배울점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 항상노트를 두고 인상깊은 말을 필사한다는데 그게 분량이 상당하단다. 줌으로 나도 몇가지 질문을 했는데 생각의 지평이 확..
[미술] 삼성 이건희 회장 소장품 가격 감정중 삼성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미술품을 감정한다는 기사가 떴다(링크1, 링크2). 호암미술관, 리움 등 공개한 작품을 제외하고 별도로 개인이 소장한 작품만 가치가 조단위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술품 평가를 왜 지금하는지 속사정은 잘 모르겠다. 그저 아쉬운 점은 이재용이 삼성의 최고경영자로 등판하기 시작하면서 이병철-이건희로 이어졌던 미술사랑은 플라토의 폐관, 이건희의 부인인 홍라희의 리움 관장 사퇴(2017년) 등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관련기사 1, 관련기사2). 그동안 스물스물 연기로만 피어오르더니 이번 미술 가치평가를 통해 본격적을 점화되지 않을까한다. 불은 한번 붙기 시작하면 겉잡을수 없으니 어디까지 태울지 지켜봐야 할 것같다. * 미술평론가 임근준이 정리한 삼성관련 이슈들..
[책]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10권 작년에는 꾸준히 많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올해에도 독서는 계속될 것이다. 얼마전에 팔로우하는 블로거가 책을 왜 읽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하는 글을 봤다. 결론은 머 그냥 자기가 좋아서 읽는 걸로 났다. 나 역시 동감한다. 책을 통한 지적 만족, 살아있는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책을 읽기 위해 내 스스로를 정돈하고 그 분위기 속에 들어가는 것도 좋아하며, 하다못해 책장을 넘길때 뒤적일때 무언가 찾아보는 데서 오는 스릴을 즐기기도 한다. 단순히 읽고 섭취하는 것 이상의 복잡한 유흥거리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물건으로서 책을 좋아하기도 한다. 책은 훌륭한 인테리어 도구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사온 집에 죽어가는 공간을 책으로 살리는 경험을 했다. 적은 수납공간에서 오는 문제도 해결했다. 방출위기의 책을 구한..
[드러머] 마커스워십 김현성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교회음악 드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마커스워십의 김현성 드러머를 제일 먼저 꼽고 싶다. 교회에서 스틱좀 두들겨본 사람이라면 그의 드럼 라인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거다. 물론 마커스워십의 찬양 자체가 워낙에 많이 불렸기 때문이겠지만 김현성 드러머가 배치해놓은 리듬과 톤, 필인 아이디어가 대체 불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우리 워십 드럼씬의 최근 10년을 김현성 드러머를 기점으로 전후를 나누고 싶을 정도다. 사실 마커스 라이브 앨범 중에 드러머로서 매력 뿜뿜하는 작업은 초창기 1,2집 정도로 꼽고 싶다(기분좋으면 4집까지?). 아무래도 마커스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넓어지면서 보다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편곡으로 흘렀고 드럼라인도 평범하게 설계한 듯하다. 믹..
[건축책] 여기가 좋은 이유-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김선아, 미호 김선아라는 건축가겸 에세이스트가 쓴 책으로 개인적인 기호가 잘 반영된 소위 핫플을 다루고 있다. 심심풀이 책으로 가볍게 쓱쓱 읽어나갔다. 출판은 시공사의 새끼회사 미호라는 곳이 했다. 건축을 잘아는 친구와 옆에 다닐때 머리엔 딴생각으로 반쯤 채우고 건성과 정성, 약 육십대사십 정도의 호응으로 동행하는 느낌으로 책을 봤다. 이런 책을 읽는 재미는 내가 느꼈던 공간이 저자에게는 어떻게 다가왔는지, 그런 교집합을 찾는 과정이다. 건축가이다보니 확실히 묘사와 감상이 세부적이었고 흥미로웠다. 건축가라기 보다는 건축을 잘아는 애호가의 입장에서 적은 책인 만큼 각 공간의 건축적인 의미를 다루지는 않지만, 우리 공간을 다루는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도서 검색하다가 비슷한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윤광준이라는 사람이 쓴 ..
[미술] 김창열 화백 부고 소식 물방울 화가 김창열이 2021.1.5 별세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한국 작가로서는 국제적으로 거장 평가를 받는 몇 안되는 인물이기에 그 의미가 좀 더 특별하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숭고함'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 느낌은 새벽 동틀무렵의 바다 앞에서 맞이하는 압도적인 장엄함보다는 상기된 상태로 첫날을 보낸 여름 휴가지의 다음날 아침, 일찍 야트막한 숲길을 산책하면서 느끼는 맑고 깨끗한 기분과도 같다. 자연에서 느끼는 그런 감정을 몇 폭 안되는 캔버스에 담을수 있다는 것은 분명 초인적인 능력이다. 그런 힘이 김창열의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외신에서도 그의 부고기사를 실었다. Art News에서 비교적 자세히 그의 예술인생을 정리하고(링크), 그의 작품을 슬라이드쇼로 보여주고 있다..
[건축] 정림건축문화재단 '원맨원북'이라는 북토크 행사가 열린다 정림건축문화재단이 보내주는 뉴스레터에서 흥미로운 이벤트 소식이 들렸다. '원맨원북'이라는 북토크 행사다. 4권의 건축관련 저서를 순차적으로 다룬다. 보니깐 이 행사는 정림건축문화재단의 '포럼&포럼'이라는 프로젝트의 하위 행사쯤 되는 것같다. '포럼&포럼'은 우리나라 건축에 대한 여러 생각과 아이디어를 모아놓은 비정기적인 포럼 모음이라고 할수 있을것 같다. 해당 포럼의 웹사이트 소개를 인용하자면 '건축가와 건축물을 소개하고 공동으로 취재하는 건축 포럼 , 건축 분야 북토크 프로그램 , 건축 큐레이팅에 관한 연속성과 전문성을 모으는 교육 프로그램 등 현재 진행 중인 포럼들을 비롯해, , , , '가 지금까지 다루었던 포럼들이다. 신선하다. 정림문화재단이 각 출판사와 공동으로 이 행사를 주최했다는 점이 흥미롭..
[건축,책] <부부 건축가 생존기, 그래도 건축> 전보림, 이승환, 눌와 출판 2019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한 IDRArchitects가 책을 냈다(눌와 출판). 작품집은 아니고 설립자(라고 하면 좀 거창하지만)인 두 부부가 이런저런 글을 블로그에 올린 것을 엮은 것이다. 물론 개인 신변잡기적인 글이라기 보다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제가 건축 '디자인'이 아니라 건축'판'이어서 신선하다. 책의 많은 내용이 저자가 공공건축 입찰에 참여하면서 생기는 우여곡절이다. 그래서 약간은 넊두리성이나 한가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건 구청시청 정부청사 건물이 왜 저렇게 비슷한듯 다른듯 천편일률적인 건지 이해가 가게 되었다는 거다. 짧게 뱉어낸 한숨 속에 공감할 내용들이 곳곳에 있었다. 가령 국립중앙도서관 같이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활발한 시내 중심에 있어야할 공공시설이 왜 서울 시내안에서도..
[책] 시사인의 김은지가 컴백했다. 뉴스공장을 듣는 재미 중에 하나가 사실 저 김은지 기자였었다. 김어준의 압박에도 쫄지않고 대차게 자기 의견을 얘기하던 기자였는데, 2년전인가 돌연 유학간다고 그만두더니 다시 시사인으로 컴백을 했다. 김은지 기자말고도 시사인을 읽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기획기사를 쓰는 곳이 여기 말고는 얼마없기 때문이다. 베끼기식의 기사가 아니라 취재해서 발굴하고 엮어내는 진짜 기사들이다. 그래서 시사인은 세상을 보는 요령을 알려준다. 행간을 짚어준다. 세상보는 설명서라고도 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