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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전시관람] 서울 북쪽 갤러리 투어

차용차용차용.  한 작품속에느는그간 그들이 경험해온 삶의 기록과 생각, 그리고 다른 예술가들의 이미지가 자신의 스타일로 버무려져 보여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 같은 작가의 이미지에영향을 받을경우 당연히 서로 비슷비슷해 보일수도 있는데 요즘에는 작가의 개성이 워낙에 강한 세상이라 그런지 누가누구 건지 헷갈리는 경우는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기본 방향은 많이 비슷해보였습니다.  사진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강렬하고 자극적인 색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이 보이네요.  사진이 발명된 순간부터 화가들이 사진을 보고 그렸을테니 예전과 다른게 무엇이 있냐고 할수 도 있지만, 사진보고 베낀것 같지 않은, 그리고 그렇게 보이고 싶지않도록 그린 회화작품과 달리 요즘에는 구지 작가들이 작품에 사진을 차용했다느는사실을 숨기고 싶어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으을줍니다.  

5,60년대 미국에서 큰 흐름이었던 잭슨폴록을 중심으로 추상표현주의에서는 볼수없었던 방식인, 사진을 빌려 그 위에다 빨강색도 칠해보고 노랑색도 칠해서 전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앤디워홀의 정신이 지금 우리나라 동시대작가들의 작업에 그대로 묻어나는듯합니다.   그래서 요즘 앤디워홀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신적인 아류들이 많아지면 당연히 원조 생각이 간절히 나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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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갤러리중에 그런 작업을 보여준 작가들은 대부분 젊은 작가들로, 선컨템포러리, 갤러리 현대의 오치균, 아르코 미술관의 최민화, 빛갤러리인데, 그중에 먼저 빛갤러리의 국대현은 극 사실주의적회화가 그야말로 사진처럼 적나라한 사실적인 묘사를 앞세운 극사실주의에서 파생한 흐릿하게 포커스 안맞는 사진같은 이미지였는데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연상하게하는 복잡하고 바쁜 도시를 아웃포커스된 사진처럼 담아냅니다.  흔히 찍을수 있는 사거리 교차등, 차안에서 찍었을법한 도로위를 달리는 차들, 그리고 택시 뒷꽁무니 등등 로모사진에서나 봤을법한 스냅사진과 같지만 모든것을 담기 보다는 뺄거 빼기도 하면서 마냥 숨가빠 보이는 도시위가 조금은 여유로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림의 소재가 된 대도시는 한없이 정지한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같은 불빛은 명암차이는 있지만 흐릿하게 그리지 않아 멀리서 보면 캔버스 전체에 밝은 점이 찍혀있는 추상회화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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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의 오치균은 올해 키아프에서 인상깊게 봤는데 요즘 엄청 인기있는 작가라고 하더군요.  오치균의 그림또한 사진적인 선명한 이미지를 안겨주지만 작가가 그림의 풍경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훨씬 더 주관적입니다.  인상파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오치균님의 그림작업방식은 물감을을 붓으로 그리지 않고 물감을 쌓아 올려 손가락으로 밀어서 그림을 그린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멀리서 보았을때와 가까이서 보았을때의 느낌이 전혀 다른 ,  멀리서 봤을때는 한폭의 평안한 풍경화지만 가까이서 봤을때는 손으로 낼수있는 변화무쌍한 물감의 모양새 자체만으로 볼거리가 있더군요.  작업 기법을 독창성을 인정받은 작가인만큼 나중에도 이런 그림이 계속 보여질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거칠고 역동적인 물감 터치가 인상적인 90년대와 05-06년도에 작업한 작품들과 달리 07년도에 작업한 그림들은 시골 농촌풍경을 그린것들로 웬지 썩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전시때문에 빨리 그린건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이지만 왠지모르게 느낄수있는 긍정적인 힘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팔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림값이 많이 올르겠죠.  갤러리 현대는 규모가 큰만큼 직원도 많아서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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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은 이번 투어에서 본 작가중에 가장 인상깊은 작가였는데 역시 사진을 차용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액션페인팅에 가까운 물감놀이같은 그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감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더군요.  하지만 그림의 근본은 영국 갤러리를 방문했던 작가의 경험에 입각한것과도 같은 사진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그 위에 여백을 액션페인팅에 가까운 불규칙적이지만 다분히 이성적인 물감의 움직임이 인상깊었죠.  물감은 기억이 안나는데 애나멜인가? 아무턴 도료같은 물감을 사용하는데 형광느낌이 나는 것이 그림을 한뜻 더 자극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선 컨템포러리는 국제갤러리, 아라리오와 함께 우리나라 동시대 미술의 트렌드를 살짝 먼저 맛보고 싶을때 찾아가는 갤러리로 이젠 확고히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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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은 중국의 사진작가 왕칭송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마오쩌뚱으로 대표되는 공산중국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입장에서 새로운 자본주의를 받아들일때 억압받던 시대를 살며 새로운 문명에 대한 동경은 하지만, 은근히 거부감이 드는 그런 아이러니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왕의 사진이 중국 동시대예술계에 주는 의미와 아이디어, 그리고 사진에서 보이는 스케일과 연출력은 존경하지만 키치적인 이미지는 이제는 너무많이 봐서 그런지 그렇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얼마전에 소더비인가? 동시대 사진경매에서 높은값에 판매된 사진을 봤다는 정도가 제게는의미있었지요.  중국미술이 이제는 '중국 스타일'이라는 브랜드로만 어필하기에는 너무 흔해져버려 이제는 다른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모색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왕칭송의 사진을 보다보면 요즘 중국미술이 이사람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란 생각도 했고요.  어쨌든 남들이 안하던거를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가치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다분히 상업적인 느낌을 주는 전시였습니다.  많이 팔렸으면 좋겠네요. 

서울 시립미술관에서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한데 모아 '유클리드의 산책'이라는 전시를 열었는데, 장황한 서문이 너무 어려워서 전시의 주제가 잘 이해가 안되었지만, 나름 이문화 저문화를 한데 뭉뚱그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을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요즘 작가들은 무슨 작업하는지 궁금해서 간건데, 박진아의 그림을 볼수 있었습니다.  그의 그림이 속한 카테고리는 디지털과 아나로그의 조화더군요.  작가들의 나이는 잘 몰랐지만, 아이디어와 기획은 돋보이는 작품이 많았지만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은 별로 찾을수 없었던그런 전시였습니다.  작품이 많아야 두세작품이어서 그런가요?  스타일이 없는 작업은 처음볼때는 새롭지만 작가의 마음을 무릎을 탁치며 공감하거나 내게 어떤 감동을 주는 그런건 없는 것 같습니다.  같은 주제로 짜맞춰서 모인 작가들이지만 서로의 생각과 표현방식이 다들 너무 달라,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이 발표시킬때 너도나도 서로 다른모습으로 '저요~저요~'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같은 즐거움을 주는 전시였습니다. 이렇게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서울에서 가장 크다는 시립미술관에서 볼수있다는게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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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에서는 미국작가 토드 노스턴의 작품을 보았는데 그냥 '요즘 아라리오가 이런그림을 보는구나' 라고 하는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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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화랑에서는 임택의 작품을 봤습니다. 작년 KIAF때부터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디지털로 옛 산수화를 재현한다는 아이디어가 너무 새로왔습니다.  이미지에서 주는 느낌도 산수화보는것처럼 여유롭고, 어딘지 키치스러운 이미지들은 유머스럽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