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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

[책] 콘돌리자 라이스, 최고의 영예와 그외 최근읽은 자서전들

콘돌리자 라이스의 최고의 영예를 반납한지 2개월이 다되어서 제대로된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확실히 대강의 줄거리만 잡으려 빨리 읽으니 깊게 새겨지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인상깊었던 점은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회고록과는 사뭇 다른 진솔함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국무장관 직을 수행했던 기간만으로 회고록을 수백페이지에 걸쳐서 냈다는 것은 그 속에 단순한 줄거리를 넘어본인의 입장과 생각이 분명히 담겨져 있다는 점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이 자서전에서는 콜린파월, 딕체니, 럼스펠드 등 참모들간의 역학구도와 부시 대통령간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묘사한다. 그래서 아들 부시대통령이 보였던 정치적 결정들이 어떻게 나왔는지 미세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와 상대적으로 미국은 대통령의 권한과 영향력이 훨씬더 예측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이명박, 김영삼의 회고록을 최근에 읽었는데, 이명박 자서전은 거의 청와대 일지를 읽는 것같았다. 무미건조한 이벤트의 나열로 대통령을 했던 사람에게서 듣고 싶었던 그 무언가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서전을 읽는 맛은 치리자의 생각의 흐름과 관점을 배우고, 굻직한 사안에 대한 비화를 보는 데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은 그런 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관점이 없는 자서전을 읽느니 청와대 홈페이지에 가서 연혁을 읽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전에 읽었던 전두환 자서전도 마찬가지였다. 

김영삼 대통령 자서전은 현재 하권만 읽고있으니 일단 판단은 보류한다. 자서전이 보통 하권에 가면 힘이 떨어져 관성적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라, 이를 감안하고 상권을 읽고 감상을 쓰려한다. 

그런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은 그의 생각만으로 꽉 차여진 자서전이다.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대담집이라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다. 흐름이 시간순이 아니라, 사안별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솔직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며, 문체 역시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 다음으로 배울점이 많았다. 한문장에 생각이 하나하나 담겨있어 담백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얘기하다가 어쩌다가 최근에 읽고있는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자서전 얘기가 흘러나와버렸다. 내가 자서전을 읽는 이유에 대해 발견한 것같다. 그것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생각을 직접 듣는 재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