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머] 푸파이터스의 테일러 호킨스Taylor Hawkins 사망

https://www.kerrang.com/foo-fighters-roxy-livestream-perfectly-captured-the-power-of-live-music

미국 락밴드인 푸파이터스Foo Fighters의 드러머인 테일러 호킨스Taylor Hawkins가 어제인 3.25일 남미의 한 호텔에서 사망한채 발견됐단다. 사망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푸파이터스의 남미 투어중으로 불과 3.2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롤라팔루자에서 팔팔하게 드럼을 연주했었다. 

나이가 50세 밖에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비보라 참 안타깝다. 미국 락스타들이 그렇듯 갑작스런 죽음은 약물과용인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관련되서 검색을 해봤다.

대부분의 언론은 간단히 푸파이터스의 SNS 비보를 인용했으나, 뉴욕타임스Newyork Times나 선Sun 같은 언론들은(NT Times와 Sun이 이미지는 상극이나 집요하다는 점에서는 이상하게 비슷하다) 2001년 헤로인 과다복용을 언급하며 그의 죽음과의 연관성을 살짝 흘렸다. 조선일보는 공연중 숨진채 발견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보도했다. 낚시성 제목. 자세히 보니 작성자는 OSEN이라는 스포츠뉴스사 소속사이다. 

테일러 호킨스가 드러머로서 가진 존재감은 프론트맨이자 너바나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이 너바나 시절에 보여줬던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푸파이터스가 슈퍼밴드긴 하지만 씬을 끌어간 아이콘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한 면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그가 작아보이는 것이겠다. 그러나 호킨스만큼 데이브 그롤의 에너지를 받아주는 드러머는 떠오르지 않는다. 대체불가능하다. 

밴드 멤버로서 드러머의 제1의 역할을 프론트맨과 밴드의 서포터라고 한다면, 우리가 기억하는 드러머는 그 이상을 해내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밴드음악의 서포터를 잘하는데 그친다면 대체주자가 너무 많다.  밴드의 아이덴티티에 얼마나 일조하느냐가 드러머로서 명성과 직결된다. 채드스미스가 없는 레드핫칠리페퍼스Red Hot Chilli Peppers를 상상할 수 있을까? 

"크고 시끄러운(big and loud), 포스트-너바나(post-Nirvana identity)" 등으로 묘사하고 있는 푸파이터스의 색체는 데이브 그롤이 9할 이상을 만들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에너지를 얼마나 잘 받쳐주느냐 인데, 호킨스가 드럼을 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지 설명이 필요없다. 

호킨스의 드럼은 꽉찬 소리도 그렇지만 이미지가 사실 절반 이상을 먹고 들어간다. 데이브 그롤만큼 큰 입을 활짝 벌리고 흰 이빨을 희번득하게 시종일관 내놓고 웃으면서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고 인상적이다. 이것이 명드러머로서 호킨스의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락드러머로서의 이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호킨스의 드럼은 퍼포먼스에 가깝다. 시각적인 재미를 주는 드러머로서 줄을 세운다면 호킨스는 분명 앞줄에 설 것이다.

팔을 있는 대로 끌어올려 때리는 풀 스트로크를 두시간 넘는 라이브 내내 하고 있는 걸 보면 확실 우월한 유전자가 저런건가 싶기도 하다. 저렇게 쳐대는데 꽉찬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이상한거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정확히 일치한다.  그래서 뉴욕타임스의 부고기사에서 묘사한 그의 이미지는 너무 적절하다(뉴욕타임스의 부고기사orbituary는 정말이지 짧은 평전이자 문학작품이다. 부고집만을 따로 출판하는 이유가 있다. )

"(시종일관) 방방 뛰어대는 팔다리flailing limbs, 잘생긴 서퍼의 아이표 함박미소surfer's good looks and wide, childlike grin."  뉴욕타임스의 묘사는 호킨스의 퍼포먼스를 보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뉴욕타임스 부고기사. 보기제한을 걸어둬서 캡쳐했다. 번역이 어설프니 원문을 직접참조

신기한 것은 그렇게 큰 모션을 유지하면서 박자가 밀리거나 빨라지거나 소리가 급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time keeping과 톤조절이 가히 완벽에 가깝다. 표정과 모션으로 빚어내는 애티튜드와 소리는 증기기관차 같은데 연주자체는 너무나 안정적이다.  Gary Novak의 전임으로 앨러니스 모리셋의 투어드러머로도 활동한 바 있어서 관련 영상을 다시 봤는데 역시나 놀랍다.

에너지를 끌어올리는데 그 한도가 정확히 노래가 추구하는 선까지 다다르고 템포와 톤이 그 이상을 벗어가는 없다(데이브 레터맨쇼의 라이브도 같이 링크). 원래 저렇게 세게 치면 세게치는 것같이 들려야 하는데 세게 치는것 같이 안들리고 꽉 차게 들린다.  저런 것도 엄청난 능력아닌가? 라이브를 소화하는 락밴드로서는 큰 자산이다.

다시 볼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의 빈자리는 후임 드러머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후임 드러머에게는 참으로 잔인한 일이다. 

#테일러호킨스 #TaylorHawkins #foofighters dru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