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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

[드러머] 예수전도단 화요모임 김현준, 독보적인 톤과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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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전도단 화요모임현장모임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링크). 물론 회사랑 집에 오가기 바쁜지라 참여할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현장예배의 감격을 다시한번 맛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참고로 화요모임 때마다 청중석 맨 앞에서 무한스피닝댄스를 선보이시던 형님은 이번에도 오실지 모르겠다. )

반가운 마음에 예전단 화요모임을 다시 들어봤다. 예전단의 메인 드러머이자 음향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준 드러머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최근 영상을 보니 새로운 드러머를 영입한 듯 보였다. 전반적인 주법이 김 드러머와 비슷했으나 역시 짬과 맛깔난 오리지널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최근에는 리듬스토어에서 인터뷰 영상도 올라왔다. 그의 진가를 알아본 드럼샵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김현준 드러머의 독보성은 Passion Worship, Bethel Church, Hillsong 등과 같은 해외 모던워십의 경향을 완벽히 구현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리듬을 넘어 그루브와 톤까지 캐치하여 음반과 유투브 음원에 재현하고 있다. (드럼 전공에서 레코딩 엔지니어링으로 전향?했다고 한다)

번안곡의 경우에는 드럼주법이 원곡과 거의 동일한데, 다른 드러머와의 차이점은 단순한 주법의 카피를 넘어서 맛과 톤과 분위기와 같이 드럼 악보에서 표기하지 못하는 것들까지 모두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드웨어적으로도 한국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heartbeat 심벌(hillsong, passion worship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gretch 드럼(리듬스토어에서 스폰을 해주는 데 그 이후부터 사운드가 훨씬 견고해졌다)을 사용하고 있다.

리듬스토어의 인터뷰를 보면 실제 그가 그 톤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수 있다. 우리나라의 떡떡이 스네어가 오른쪽 끝에 있다면 그의 퍽퍽이 스네어는 왼쪽 끝에 있다. 그 소리가 처음 들을때는 재미없이 들릴 수가 있다. 그러나 계속 들어보면 그 톤이 주는 특유의 정서가 전체 예배곡을 주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찬양인도자들이 카피하라고 보내주는 대부분의 유투브 음원들은 전형적인 funk 그루브와 중간중간에 뽐내듯이 배치하는 세련된(또는 세련되어 보이고 싶은) 섹션의 향연이 오히려 흐름을 저해하는 듯이 들릴 때가 많다. 그래서 김현준 드러머의 톤과 그루브가 더욱더 반가워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의 드러밍은 반드시 현란한 섹션들이 예배음악의 필요충분 조건이 아님을 보여준다. 정제되었지만 정교하게 고안된 드럼라인은 자작곡과 크리스마스, 찬송가 프로젝트 등에서 빛을 발한다.  위의 언급한 자작곡과 찬송가 프로젝트 중 예수 따라가며가 대표적인데 dixlie land 풍의 드럼 레이어를 2중으로 얹기도 하고 슬레이벨, 박수 등과 같은 퍼커션 악기와 percussive sound를 도입하면서 차별화된 그루브를 만들어 나간다.  인도자가 끌고 나가는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고유의 소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간단해 보여도 탁월한 센스가 없이는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김 드러머와 같은 개성있는 드러머들이 더욱 나왔으면 좋겠다. 즐겨듣는 그의 플레이리스트를 간략히 공유한다. 

  • 날 자녀라 하시네 WHO YOU SAY I AM, 사자와 어린양 THE LION AND THE LAMB : 번안곡 연주의 롤모델이라 생각한다. 다른 팀의 번안곡을 들어보면 리듬의 카피에 그칠때가 많다. 그러나 이 곡은 완벽히 미국 모던워십을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 모든것을. 사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화요모임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역설과도 같은 말이다. 이 곡을 보면서 베끼면 멋이 없는데 완전 똑같아져버리면 멋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 찬송가(Hymn) 시리즈 : 그의 그루브 메이킹 센스가 가장 잘 돋보이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찬송가이니 만큼 썬더스틱, 브룸스틱 등의 스틱에서부터 림샷, 퍼커션 악기, 복수의 리듬 레이어 등 해석에 맞는 소리를 찾아가고 있다. 선이 굻은 그루브가 우리나라에서 진짜 찾아보기 어려운 중저음의 호소력있는 염민규 찬양인도자와 죽이 잘 맞기 때문에 더욱더 살아있다.  
  • 왕께 만세, 모든것의 시작 : 플로어탐과 림을 활용한 그의 전매 특허로 내가 무지 좋아하는 부분이다. 지금은 많은 팀에서 이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언제 들어도 어느 곡에서도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 집중케 하는 묘한 명약이다.  왕께 만세는 김현준 드러머의 심플하면서 가슴을 때리는 다이나믹의 특색이 잘 드러난 백미곡이다. 
  • 나 두렴없네 : 김 드러머의 초창기 플레이 특징을 잘 드러내는 연주로(실제 이 앨범에서 연주는 전임인 이규헌 드러머가 했는지 확실치 않다), 드럼연주만 봤을때는 완전 스케이트 펑크다.  노래 중간에 나오는 16비트 스네어 스트로크 빌드업이 처음 들었을때 무진장 새로웠다. 아니 예배음악에 이런 장치도 할수 있는건가? 과감한 시도였고, 지금 들어도 세련된 플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