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

[전시] 함진 @pkm갤러리

점심시간에 밥을 거르고 충동적으로 다녀온 갤러리 투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전시는 PKM의 함진전이었습니다. 

하얀 갤러리 벽을 배경으로 작고 검은 물체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데  멀리서 보면 하나같이 꺼먼 덩어리 같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한 덩어리 덩어리가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찐덕찐덕하고 기괴한 느낌의 영화 에일리언의 세트장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세상이 아무리 커봤자 30cm가 넘지않는 크기로 존재하고 있다니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전시의 압권은 작품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시장 한쪽 귀퉁이입니다.  생명체인지 아닌지 모를듯한 물체들이 수십개가 둥둥 떠있으니 무슨 외계세상에 온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무엇이던 크게 확대 전시하는 요즘 유행과는 정반대로 자신을 어필했던 함진 작가의 아이디어가, 이제는 단순히 작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테크닉을 넘어 이미지 상으로도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더 확장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생각과 영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전시 관람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Ham Jin. Untitled 2, 2011. Polymer clay and mixed media, 12 x 20 x 12.5 cm. Courtesy: the artist and PKM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