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출장의 선물은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번에 간 싱가포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급의 내셔널갤러리싱가포르(링크)를 방문했다. 거의 마지막 타이밍에 입장한거라 직원들도 빨리 서둘러서 보라면서 나름 숏컷을 알려주었다. 아쉬웠던 점은 방문한 날 며칠 후에 열리는 minimalism 기획전을 놓쳤다는 점이다.
짧은 관람시간과 미니멀리즘 전시를 놓쳤지만 싱가포르 현대미술의 일면을 한입 맛보았다는 점에서는 매우 의미있었던 전시였다. 옛 시청과 대법원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건물은 전시를 보기에 친절하지만은 않았지만,
화이트큐브 보다는 훨씬더 뭐랄까 정감이 갔다. 서울역사 전시장에서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많은 문들과 나름 복잡한 동선으로 인해 마음은 급하고 볼건 많고 해서 길을 헤메기도 했다. 작품 하나하나를 새기기 보다는 전시가 주는 전체적인 메시지와 느낌에 집중했다.
총 7개 전시장에서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의 현대미술 주요작품과 중국 수채화 작가의 전시였는데, 싱가포르가 향유하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집착과 자긍심을 경험했던 순간이었다.
단순한 미술전시였지만 싱가포르인이 자국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미국이나 중국인의 그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느낌은 싱가포르 정부와 함께 주최한 행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자긍심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 도시를 걷다보면 정부 공무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싱가포르에서 확실히 느낄수 있다. 모든 디테일에 정부의 손길이 묻어나있다. 한 나라를 만들어냈다는 뿌듯함을 가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것이다.
out of nowhere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싱가포르를 out of nowhere에서 만들어낸 사람들이 진짜 위대해 보였다. 전시된 작업들은 싱가포르인이 자신들은 out of nowhere에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고, 그 근원을 계속해서 찾아가고 있는 도중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이번 싱가포르 방문은 두번째였는데 오면 올수록 싱가포르는 매력이 넘치는 도시이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때는 싱가포르의 도시계획과 역사에 대해 조금더 공부를 하고 오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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