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

[전시] Less - Are you Experienced?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포토그래퍼듀오 Less의 사진을 보고 참 여러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무중력속에서 부유하듯이, 적당히 자신을 망가뜨리며 그것을 오픈할수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극적인 광기와 그것을 중화시키려고자 하는 혹은 '나도 이런면이 있다'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프레임속에 침착하게 담겨져있는 참한 스틸라이프.  정제되지 않은 플래쉬사용으로, 사람,벽,한밤중 나무한그루, 심지어 배가뒤집어진 개구리까지 소재 불문 구도불문하고 계산되지 않게 '휙휙'휘둘려 찍은 듯한 소재와 모양새에서 느껴지는, 그리고 찍힌사람들의분위기.  틀림없이 낸골딘서부터 시작해서 볼프강틸먼스, 위겐텔러와 테리 리차드슨, 그리고 라이언 맥긴리, 어떻게 보면 모나쿤까지 소위 서브-컬쳐를 흔하지않은 시각으로 담아온 내가 참 좋아라하는 사진가들의 그것과 여지없이 닮아있는 우리나라 몇안되는 사진이었지요.  참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질문거리들이 떠올랐지요. 이런사진을 어떻게 만드는것일까 부터 시작해서, 갤러리 내 배치와 사진 디스플레이에서 작가는 어디까지 관여한것일까, 밝은 조명에 하얀 액자를 선택한 이유는, 그리고 두명이서 어떻게 작업을 하는거지? 한명은 사진찍고 한명은 프린트를 하는건가? 사진의 장소는 어디일까.  학교시절 수업때 포트폴리오를 보고싶기도 했고, 이런 이미지로 그려낸 계기나, 학교다닐때 많이 달랐을것같은데 어땠는지, 사진속의 사람들과는 얼마만큼의 친분이있는것이며, 사진속에서 술병을 봉투속에 넣고 먹는 사람은 우리나라사람인지, 이사람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설마 아주 취한상태에서 사진을찍었을까. 그럼 포토그래퍼는 그상태에서 마찬가지로 취한 상태였을까. 포트레이트와 스틸라이프중에 어떤것이 더 편한지,  사진을 찍은 레스라는 두명의 포토그래퍼들은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여과없이 투영한 것일까, 아니면 남의 삶을 소극적인 관찰로 담아놓은 것일까. 

보도자료를 보면 "김태균(b.1978)과 윤상범(b.1979) 두 사람으로 구성된 LESS는 2005년 이후 약 3년간, 주변의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그에 투사된 자신들의 감정을 마치 일지를 기록하듯 카메라에 담았다." 라고 해서 후자에 가깝다고 할수있겠네요. 

처음 잡지에서 레스의 사진을 봤을때는 좋아하하는 위겐텔러의 사진과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유세윤의 인터뷰 사진이었는데 유세윤을 찍으러 유겐텔러가 한국까지 왔나 싶어서 보니깐 photographed by Less란 말을 보고, 사진을볼때마다 반가웠었지요. 전혀 가공한 흔적이 없는 사진 플래쉬 하나만으로 이렇게 사람을 과장되게 표현할 수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상업사진으로는 작가의 진짜 원하는 속마음은 무언가와 타협으로 감춰진듯한 느낌이 들었고, 마침 전시소식을 듣고 적어도 전시에서는 이 사람이 무엇을 진짜 말하고 싶은지 맛이나마 볼수있을거라는 생각에 찾아가게 되었지요.  보고나서 든 생각은 잡지이미지에서 보이는 그것 이상의 무언가는 발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단지 시각적으로 충격적인 사진이 없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보다 사진을 통해 더 알고 싶은 Less에 대해 잡지사진이상으로는 알기 힘들었다는 거지요.  서브-컬쳐란 장르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위에 말한 작가군의 사진을 통해 작가와 보는사람간의 관계를 맺는것에 즐거움을 찾곤합니다.   누드족이나 성도착자들의 삶이 궁금하다면 다큐멘터리필름을 구해보는것이 편하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진가들의 사진을 보면서 이 사진을 찍은 사람과 절친해진, 그러니깐 나와의 친밀감(intimacy)를 느꼈다는 사실로 더 큰 만족을 느끼는것같습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있는 이런 친구의 집을 방문해서 우연찮게 사진첩을 뒤적거리면서 서로 공유하게 되는 그 기분들은 작지만 관계의 시작이될수도 있잖아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겐텔러 전시장면


일단 Less의 전시는 사진점수가 더 많았으면 했고, 사실 전시된 사진도 크기가 작아서 그렇지 양으로는 꽤 많은것으로 기억되지만 아무튼 이런 류의 사진은 더 많이 보여줄수록 관객이 더 쉽게 다가갈수 있다고 생각되었지요.  일기는 그야말로 많이 보면 볼수록 더 많이 알게 되잖아요.  장소가 안되면 포트폴리오라도 보고싶은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하얀 벽에 밝은 조명, 그리고 하얀 프레임의 전시는 유겐텔러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는데, 일단 프레임에 사진이 들어간 순간 사진은 어딘가 '보여주기위해 단장한' 듯한 느낌이 들고 말지요.  갤러리 안은 상당히 쿨해보였지만 뭐라해야할까, 왠지 딱 맞아떨어져보이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예 프레임없이 덕지덕지 붙여놨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또한 앞에 궁금했던것처럼 만약 레스의 사진이 단순히 위에 말한 그 사진 스타일을 차용하고, 친구의 사생활을 기록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다면, 연작에 할아버지가 나와도 나와의 관계는 요원할것 같습니다.  신문을 백날읽어도 신문기자가 누구인지 몰는것 처럼요.  

참고로 사진가격은 A4반만한 사이즈가 30만원 A4정도 크기가 60만원이었습니다.
 
관련정보
미술평론가 임근준님의 'Less'사진자료:전시된 사진이 모두 있는것 같네요. 어떻게 얻었을까? :) http://chungwoo.egloos.com/photo/11225
포토넷 전시정보 : http://www.mphotonet.com/home/mphotonet/bbs.php?id=003&groupid=&where=&keyword=&ikeyword=&sort=&orderby=&newwin=&category=&how=&p=&s=&recnum=&q=view&uid=300
위겐텔러 전시장면: http://images.google.co.kr/imgres?imgurl=http://www.lehmannmaupin.com/files/2c7091e4.jpg&imgrefurl=http://www.lehmannmaupin.com/exhibitions/%3Fobject_id%3D164&h=520&w=671&sz=52&hl=ko&start=42&um=1&tbnid=17AXpi1uwwQvfM:&tbnh=107&tbnw=138&prev=/images%3Fq%3Djurgen%2Bteller%26start%3D40%26ndsp%3D20%26um%3D1%26complete%3D1%26hl%3Dko%26lr%3D%26newwindow%3D1%26rlz%3D1T4GGIH_koKR237KR237%26sa%3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