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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빌비올라 - 만능플레이어


              빌비올라 - 해변없는 바다(2007) / 누군가가 찍은 영상임.

아티스트에게 독창성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법의 완성도(테크닉), 표현방법, 표현주제, 요즘에는 디스플레이까지 어디까지 그 영역이 넓어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것을 섭렵하는것은 꿈도 못꿀지라도 제발 어느것 하나라도 붙잡아서 튀어보이고 싶어하는 아티스트들의 머리빠지는 고민은 요즘 젊은 작가들의 작업들에서 잘 느껴지고 있고, 어떻게 보면 처절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로 존경받는 사람들은 한가지 장점에만 그치지않고 골고루 갖춰야한다고 생각하며, 과천현대미술관에서 빌비올라의 '해변없는 바다'를 보았을때 이 사람이야말로 모든것을 다 갖추었다라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현주제>
빌비올라는 '죽음'을 비디오카메라를 통해 관찰하고있으며 그점이 신선합니다. 얼마전에 매경에서 yba작가들은 '생명'을 주 주제로 삼는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빌비올라는 '생명'중에서도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 언급한 yba작가들 또한 죽음을 다루고는 있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같은 인간의 감정처럼, 죽음 자체라기 보다는 죽음(생명)에 대한 인간의 해석이 가미되었다는것이 느껴집니다. 반면 빌비올라가 다루는 죽음은 그야말로 '죽음' 그 자체, 예를들면 죽는 순간 일어나는 어떤 영적인 혹은 육적인 현상. 죽은자의 모습. 죽어가는 자의 시각 등과 같이 시간상으로 보면 생명이 끊어지기 10초전 부터 죽고나서 10초후까지 산것도 아니고 죽은것도 아닌,죽음이라는 문턱사이의 구체적인 시간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 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큰 카테고리부터 시작하면 인간- 인간의 생명 - 죽음 - 죽음의 문턱을 시각화 하는 순서대로 아주 구체적인 주제가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죽음의 순간을 다루고 있는 작가는빌비올라 말고 누가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빌비올라가 다루고있는 망자는 그래서 망자는 죽은사람과는 달리 dead man 이 아니라 soul 과 도 같은 존재입니다. 여러 작가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을 다루기는 했지만 눈에보이지않는 현상(공기와도 같은) 그중에도 생명이 있는 것은 빌비올라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빌비올라 인터뷰 중에

  • 유리막 만드는데 3일 걸려. 10 feet wide 8feet high.
  • 흑백영상은 25년전 카메라 & 컬러카메라는 완전 최고품질비디오(신구의 조화에 대해 언급)
  • 연기자와 개별적인 인터뷰를 했고, 저마다 사연들이 있었고 그것을 표현
  • 작업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것은 fragility of life. 삶과 죽음의 경계는 fregile 하다. 그것이 nature of death이며 여기에 관심이 있음.


<표현주제, 테크놀로지>
 비디오야말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여주고자 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간을 완전 정지시켜버리는 다른 매체들과는 달리 비디오는 삶에서 죽음까지 변화하는 과정을 담아낼수있습니다. 구본창선생님이 아버지의 임종을 찍었던 숨에서는 엄습하고있는 죽음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인현장을 담은 위지의 사진이나 전쟁사진에서도 우리는 죽음의 현장을 보고는 있지만 우리는 죽음을 느낀다기 보다는 살아있는 자로서의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아픈사람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은연중에 내게 주어진 건강의 축복을 감사하는 것처럼 죽음 자체에 대한 관찰보다는 남의 죽음을 통한 어떤 해석이 이어지는 것이지요. 어디까지나 보는사람이 느낌에 호소하는 작업들인 반면 빌비올라는 죽음에 대한 과정을 느리고 세밀한 영상으로 담아내며 우리는 마치 영혼과 육체가 분리될때 나타나는 현상, 죽은자의 영혼이 세상을 떠날때의 과정 등에 대한 빌비올라의 관찰을 볼수있습니다. 강연회에서도 빌비올라는 기술의 진보로 인해 자신의 표현영역이 더 넓어졌다라는 내용의 언급을 자주 했습니다. 비디오 아트 에서 이제 더 어떤 기술들이 선보이게 될지 모르겠지만, 빌비올라의 작업들은 최첨단 기술이라고 느낄수는 없지만 어떤 수준이상의 기술(혹은노하우)력이 없이는 완성되기 힘든 작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본창 '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지


<디스플레이>
처음 빌비올라의 작업을 보고 가장 인상깊었던 이유는 비디오 아트도 집에 걸어놓을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백남준을 통해 비디오도 아트가 될수있다라는 생각인 널리 퍼졌지만 어디까지나 백남준의 작업물은 비디오 자체의 이미지로 어필하기 보다는 조형물로서의 일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비디오아트지만 비디오는 어디까지나 작업물의 '객'이었지요. 다른 비디오 아트 또한 설치미술의 형태로 작업물의 부피가 너무 크거나 아이디어나 메시지에 치중하다보니 영상미에 대한 매력은 크게 없어서 소장자들에게 매력을 주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슬림한 고해상도 대형 모니터에서 사진처럼 너무나도 선명하게 재생되는 빌비올라의 작업을 보다보면 벽에 하나 걸어놓으면 딱 좋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물론 유령같은 것들이 스물스물 물 흠뻑 맞고 나타났가 인상잔뜩쓰고 사라지는 '해변없는 바다'같은 작업은 마루한가운데 걸어놓기에는 좀 꺼려지기도 하지만서도 다른 작업들은 진짜 쿨할것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디오아트의 소장 가능성에 대한 불신을 많이 해결해준 아티스트입니다.  빌비올라의 작품을 amazon.com에서 dvd로 판매도 하는군요. 아쉬운사람들은 평면벽걸이 모니터 구입하셔서 무한반복하시길 :)

http://www.amazon.com/s/qid=1215858580/ref=sr_nr_i_3?ie=UTF8&rs=&keywords=bill%20viola&r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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