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쇼어의 사진은 격류를 아래로 머금었지만 표면은 잔잔한 호수같다. 그 느낌은 격류가 약간은 감지되면서 마냥 편안히만 볼수는 없는 약간의 긴장섞인 불편함에 가까울 것이다.
특별히 그의 대표 시리즈인 American Surfaces과 Uncommon Places에서 이 불편함이 잘 드러나있다. 그 불편함은 격류와 잔잔한 표면, 두 대비되는 이미지가 묘하게 섞인데서 비롯된다.
그의 사진을 오랜만에 보면서 그 두 이미지의 원천이 어디일지 정리해 보았다. 천천히 관망하며 무심결에 셔터를 누르는 듯한 그의 행위가 담아내는 이미지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6,70년대 미국 서민문화의 에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위문화는 아니면서도 중산층의 그것은 아닌, 절묘히 섞여들어가는 그 지점을 스티븐 쇼어가 잡아내었고, 역사적인 기록물로도 평가가능 하다고 본다.
윌리엄 이글레스톤과 더불어 컬러사진을 미술판에 본격적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나 그의 영향력은 그보다 더 넓고깊다.
정방향에서 살짝 비튼 비대칭의 구도에서 시작해서 훨씬더 사적인 공간으로 사진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 등에서 그보다 먼저 시도한 작가들도 있겠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스티븐 쇼어를 꼽고 싶다.
* 스티븐 쇼어의 웹사이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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