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음악

[음악] things we say. 한국의 유스크루

things we say. 페이스북 홈페이지 

기분이 울적하거나 생각이 복잡할 때는 한국의 유스크루(youth crew)만한 음악이 없다. 특히 things we say와 the geeks가 특효다. 두 밴드가 처음에 들을때는 비슷해 보이지만 계속해서 듣다보면 매력이 분명 다르다. 물론 두 밴드 모두 한국에서는 희귀종인 유스크루 계열의 밴드이자, the geeks의 보컬인 서기석이 things we say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기 때문에 사운드와 밴드색깔 모두 교차점이 있다. 

things we say가 보다 부드럽고(?) 하드코어 음악의 묘미인 관객과 떼창하는 싱얼롱 파트가 좀더 캐치해서 요즘같은 시기에 나에게 좀더 적합하다.  좀더 센 자극을 원하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좀 차분해져야 할 때같은  외부에서의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는 the geeks를 듣는다. 유스크루라고 하면 13 steps, 삼청, 바셀린 등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메탈리프에 의존도가 높은 이들과 유스크루를 동일시 하기에는 조금 갸우뚱한 건 사실이다(물론 하드코어라는 통 큰 장르에서는 한 형제라고 할 수는 있겠다).  

things we say와 the geeks 같은 한국의 유스크루는 본토(미국) 보컬의 울림통보다는 볼륨 면에서는 크지않다고 할수 있다. 뱃속 깊은곳에서 끌어올리는 동굴 그로울링 소리에 비하면 변성기 지난 소년의 얇은 스크리밍이라고 할수 있으나 오히려 난 이게 더 듣기가 편하다. 어떻게 보면 한국 유스크루의 정체성이라고도 할수 있을 정도로 차별적이다.

관객의 매너 역시 마찬가지다. 카오스를 연상케하는 본토 애들보다 적당히 눈치봐가면서 슬램댄스를 치는 한국이 더 익숙하고 편하다. 선은 얇지만 매우 찰진 바이브가 있어서 다시 찾게 된다. 조금은 다운되어 있는 요즘, 출근길에 유스크루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고 있는 밤에 그냥 끄적여본다.

ps1.유스크루를 찾다가 더긱스의 보컬 서기석이 해외의 하드코어 다큐멘터리에 잠간 출연했다. 이 다큐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드러머 류명훈이 잠간 등장한다.

 ps.2. things we say의 앨범 전곡이 온라인 음악 플랫폼인 bandcamp에 업로드 되어 있다. 모든 곡이 좋지만 our decisions의 첫곡인 things we say를 추천한다. 오프닝으로 이렇게 쫄깃하게 박혀있는 곡은 최근에 보지를 못했다. 

ps.3. 블로그 과거 글을 뒤져보다가 더긱스의 보컬로 추정되는 운영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작성한 글에 대한 나의 소감을 적은 포스팅을 발견했다. 비공개로 되어 있어 공개로 전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