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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술시장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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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님의 설교에 가장 은혜를 받기 힘든 사람들은 바로 신학대학교 졸업반 학생들이라는 얘길 듣고 '맞어맞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넘들에게는 그럴싸하게 보일수 있겠지만 동일한 근본을 고민하는 동종업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힘들다는 말이겠지요.  미술에서도 관객들 입에서 '와'하는 탄성을 주는, 그래서 그들의 지갑을 거리낌없이 열게하는 작품은 많을지 몰라도, 정작 예술가에게 그리고 평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은 여기 '미술시장의 유혹'에 나오는 몇 예술가들의 작품들로만 한정되는 것이지요.  이런 작품들을 이 책에서는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을읽기 전에 궁금했던 것이, 그렇게 경매에서 고가로 팔리는 작가들이 과연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미술사적가치가 있다면 그런 가치를 알수 있도록하는 길라잡이와 같은 평론등과 미술시장간의 시차는 얼마정도 되는 걸까, 그리고 미술사적 가치와 시장간의 괴리는 얼마나 되는 건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시장은 그 가치를 인식하는지 등등이 궁금했었지요.  이런 물음에 이 책은 전후 뉴욕을 중심으로 한 현대미술의 발전사를 아주아주 큰그림으로 그리면서 힌트를 주었습니다.  먼저 시대별로 획을긋는 미술사조나 흐름을 소개하고, 중심에 선 작가들의 경매가격을 사례로 들고있지요.  도판도 화려하고 대표작들이 많아 볼거리가 좋습니다. 

책을 덮은후에 알게된 사실은 5~70년대에는 그 미술사적 가치를 평론가가 중추적으로 담당했다면 80년대 들어서부터는 그 역할을 시장이 다수 차지한다는 것이고, 그 시장은 단순한 대중이 아니라 안목있는 큐레이터나 갤러리가 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예전에 우리는 한다리 걸러 보는 안목을 길렀다면, 이제는 한다리 걸러 어느 작품에 지갑을 열어야 하는지 알게 된다는 거죠.  평론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해석하고 비평하고 의미를 찾아내어 여러사람이 알게 하는 거지만, 갤러리나 큐레이터는 구지 대중을 알게 할 필요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들이 가지는 정보의 유용성은 작품을 살 몇사람에만 국한되어있는거구요.  다행히 미술잡지나 여타 매채를 통해서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들의 시각을 접할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비평가들과 존재의 이유가 다른 분들이니 관점이 순전히 '의미'자체에만 있을수는없는 거구요.  어떻게 보면 평론은 미술의 하나라고도 볼수 있을겁니다.  미술의 이미지를 재창조 혹은 그것을 더 강하게 부각시키니깐말입니다. 

따라서 80년대까지는 미술사조별로 미술의 흐름이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미술'이 '미술판'이 된거죠.  창조하는 사람 중심에서 사고파는 사람들이 미술판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미술시장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 책은 더이상 '~~주의'등의 미술작업 분류를 마치고 갤러리, 큐레이터, 딜러, 컬렉터, 경매사등의 플레이어 중심으로 판을 재구성하지요.  
'미술시장의 유혹'의 구성은 단순합니다. 전체적인 그림과 그것을 설명하는 여러 작품들과 경매가격.  물론 경매가격은 2000년대에 열린 경매가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추이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그추이가 무슨상관일까요.  책에 실렸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을건데요.  단순히 비싼 작품이 그냥 비싼것이 아니라 왜, 무슨 의미에서 그렇게 값진것인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했다는 것으로도 이 책은 요즘 미술을 단순 투기상품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또한 책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저자의 그림에 대한 열정또한 인상깊고, 아주 쉽게 쓰여져서 읽기에도 편합니다.

그림출처 및 책리뷰(검색한것 중에 제일 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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