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부문
역시나 가로세로 2x1 meter정도는 족히 될법한 대형프린트에 깔끔하게 디아섹으로 걸어놓은 그의 신작은 쉬지않고 여행하며 촬영하는 그의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on the clouds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합니다. 전작이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등의 피사체로 사진을 아래위로 이등분하며 신비로운 색감과 분위기를 자아냈다면, 이번에는 사막, 남극이 주를 이룹니다.
전작과 조금 다른것은 평면적인 이미지에 변화를 의도한것과 같은 커다란 돌덩이의 등장입니다. 모든 사진 한가운데 돌한덩이를 공통적으로 배치한거지요. 생뚱맞게 등장한 저 돌을 보며 진짜 자연상태를 찍었는지 아니면 이미지를 위해 돌을 옮겨놓고 찍었는지 알길은 없지만 확실히 그 돌들이 낯설어보인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권의 매력은 자연 풍경이 프레임을 횡으로 가르는 사진구도가 주는 신비감과 풍경을찍었지만 결코 그 실제적인 느낌이 아닌 몽환적인 매력인데 가운데 돌이 떡하니 등장하면서 왠지 사람의 손길을 한번 탄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물론 그 신비감, 모호함, 그리고 무위적인 느낌은 변치 않았지만, 그 느낌은 분명 전작에서 느꼈던 "자연에게 이런 아름다움이 있었구나"라는 경이로움 섞인 감동이 아니라 마치 공상과학 영화를 볼때 느끼는 그런 신비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약 25점이 걸린 이번 전시에서는 요즘 그의 인기를 말해주듯이 한두점 빼고는 거의 모든 작품이 한에디션 이상 판매가 되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안팔린 것은 돌덩이가 없는 사진들뿐이라는 거지요. :) 권이 그 돌덩이를 데리고 온 이유를 꼭 한번 듣고 싶네요. 사진 가격은 큰게 2000만원이고 작은게 300만원.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것이다보니 에디션 상관없이 정찰제 같았습니다. 대형 프린트에 맞게 널찍널찍한 전시공간이 참 편했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작품으로 만든 캘린더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하. 일년이 행복하겠군요.
아무턴 전작에 비해 변화를 주고자 하는 시도는 신선했지만 오히려 전작이 주는 신비감을 더 그립게 하는 작업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밑도 끝도없이 휑덩그레던져 놓은 저 돌을 어떻게 가지고 왔나하는 궁금증 하나가 일긴 했지만요.
사진: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792181
갤러리(공사중) http://artinvest.co.kr/
katrin kampmann
아무렇게나 물감을 캔버스 위에 휘저어 그리는 추상표현주의와 사진같은 그림인 포토그래픽 회화는 상극의 관계같지만, 요즘에는 그 둘을 섞어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종종 볼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서 느끼는 공통적인 느낌은 추상표현주의처럼 거친 붓터치와 마치 도를 깨친 대가가 "음, 예술은 이런것이야" 하며 휘리릭 흩뿌려 대는 거들먹 넘치는 그런 느낌보다는 수줍고 약간 소심한 듯한 물감의 움직임이 많은 것같습니다. 색깔은 자극적인 원색이 주를 이루고요. 먼저 79년생이라는 그녀의 작업을 보면 사람, 자동차, 개 등 단일 혹은 한두개의 피사체가 캔버스의 중앙에 들어와 있고, 나머지는 물감이 면적을 넓혀가며 공간을 매꿉니다. 모양새가 마치 엎지른 물이 서서히 바닥위에 퍼져가는 듯이 물감이 한방울이 캔버스 위에 툭떨어져 조금씩 적셔가며 넓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을 붓으로 그려냈다는 생각을 하니깐 참 신기하더군요.
마이클 슐츠 갤러리 http://www.schultzgallery.co.kr/index.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