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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

[도서] 요나와 꼬마벌레 / 성서유니온


요나를 꼬마벌레의 눈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꼬마벌레와 요나의 대조적인 반응을 통해 요나서의 주제인 하나님의 계획과 돌이키심의 아름다움,그리고 순종의 열매를 쉽고, 세련되고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야기는 작고 느려 매번 지각쟁이로 놀림 받는 꼬마벌레가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담은 편지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한낮 유충에 불과한 자신이 과연 그 먼 땅을 갈 수 있을지 의아해하지만, 하나님이 자신을 준비하셨다는 사실 하나만을 믿고 니느웨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그러면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여행길도 하나님이 동행하면 가능함을 체험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이 하나님에 대한 신뢰로 변해가는 것이다. 반면 요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꼬마벌레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고, 꼬마벌레는 그런 요나의 불순종과 회개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요나의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을 친절하게도 콕 찝어서 발견해준다.


요나와 꼬마벌레는 누군가의 손을 한번 탔지만 결코 중심은 요나서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원재료의 맛을 죽이는 화학조미료가 아닌, 원재료의 본 맛을 충실히 따라 나이가 어리거나 신앙이 여린 사람들 모두 즐길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총 4장으로 짧은 편인 요나서의 빠른 이야기 전개로 앞뒤 문맥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나도 이 책을 통해 요나가 전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강팍한 니느웨 사람들의 무릎을 어떻게 한번에 꿇릴 수 있었는지와 같이 궁금했던 것도 비록 이야기지만 자연스레 문맥이 연결되는 것을 경험했다. 성경을 더 생생히 알고자 하는 사람도, 성경을 쉽게 전하고자 하는 사람도 모두 일정부분 이 책을 통해 필요를 채울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


더 쉽게, 더 재미나게, 더 생생하게. 올림픽 구호를 연상케 하는 이 어구는 사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또는 전하고자 하는 모든 자에게 해당되는 간절한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 소망은 꼭 짧은 본문을 수배로 늘려 풀어쓰고, 설정을 삽입하고, 그림 몇 장 그려 넣는다고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쉽게 전하고자 하는 그 대상이 잘 쓰여진 이야기일수록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모두 읽고 상상을 한번 해봤다. 만약에 내가 서두에 나온 장면 속에 아이를 팔로 두르고 책을 펴고 있는 아빠라면? 4장으로 끝날 요나서를 하룻밤 만에 읽어줄 것인가. 150페이지 남짓한 이 책을 읽어주며 부록으로 수록된 나눔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며칠이고 나눔을 시도할 것인가. 아니면 성경을 읽어주되 필요한 나눔은 부록을 활용할 것인가. 결론은 성경 이상의 이야기는 성경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인식한 점과, 요나서를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줄 때에는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이 책은 무조건 옆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