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루나포토페스트(2017.9.5-17)이라는 재미있는 전시가 열린다.
사진과 토크 모두 내가 좋아하는 주제들인데 이걸 한데 합쳤다니, 금상첨화이다. 전시기간동안 평론가, 작가들이 주제를 정하여 가벼운 토크를 펼친다. 루나포토는 이것을 "챗"이라고 이름 짓고 있는데,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거기서 펼쳐지는 얘기들이 친근하게 느껴지긴 하다.
요즘 재밌겠다 싶은 전시를 보면 말과 글에 대한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것 같다. 직접 발품을 팔기에는 여유가 없는 나로서는 좋은 현상이다. 글쓰기를 중심으로 여기는 전시기획자들이 점차 많아져서 그런게 아닌가 한다. 이들이 직접 움직이니, 당연스레 전시 구성에 글과 말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페스티벌을 보면서 사진에 대해 잠깐 생각을 해봤다.
문득 사진은 미술씬에서 항상 스스로를 구분지으려는 본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요즘 시기를 생각하면 이 접근법에는 동의하기 쉽지 않다. 사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은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을 강조하는 시도는 약간 식상한 감이 있다.
특별히 스맛폰과 SNS로 인해 우리의 눈은 사진으로 자극받기에 참으로 무뎌졌다. 미술씬에서 불룩 돋아났던 사진의 톡톡 튀는 맛은 옅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나도 보면 사진보다는 회화쪽에 눈이 간다. 사진 이미지에 우리는 너무 둘러쌓여있어, 미술관람도 사진으로 하기에는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다.
사진은 얼른 보호색으로 덧칠하고 미술씬에 은근히 스며들었으면 한다. 포토페스티벌 이라는 구분지음이 오히려 부정적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든 생각이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이번에 얘기된 챗을 단행본으로 볼수 있었으면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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