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없이 심심풀이로 출퇴근 지하철에서 왔다갔다 볼 요량으로 그림이 많고 디자인이 산뜻해이는 이 책을 집어넘겨봤다. 또 그저그런 미술컬렉팅 서적이구나 하고 스윽 넘기는데 나오는 작가군들이 흥미를 끌었다. 십중팔구 이 사람의 컬렉션이리라 생각들었다. 실제로 그의 컬렉션을 모아놓은 전시작이라고 한다.
저자인 엘링 카게(Erling Kagge)를 검색해보니 탐험가로서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었다. 동시대 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이 느껴져서 좋았고, 일단은 순서가 미술을 먼저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공감이 갔다.
요즘 미술컬렉션 책은 하나같이 먼저 좋아하라고 시작하긴한다. 그러나 실제 어떻게 좋아해야하며, 무엇보다 좋은 눈을 가지기 위해서 말하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엘링 카게가 어떻게 미술을 좋아하는지, 미술을 어떤 방식으로 사유하고 즐기는지에 대해 볼수 있어서 즐거웠다.
씬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미술 컬렉팅 시장에서는 어떤 얘기가 돌아가며, 어떤 매카니즘으로 움직이는지 일면을 볼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자연스러운 번역덕에 책도 재미있게 술술 읽혔고. 풍부한 도록(그림이 걸려있는 그의 집이 그대로 나와있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카게가 컬렉터로서 좋은 모델이 되는 점은, 다른 컬렉터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보통사람에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한 아트페어에서 23개의 작품을 쓸어담고, 싸구려 호텔에서 묵는 그의 모습. 미술 컬렉팅에 관심이 없더라도 동시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미술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중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걸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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