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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입원 천국

생전 처음으로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지난주는 생각보다 훨씬 아늑했다. 먼저 자리가 좋았다. 나름 창가 전망이 탁트인 일급지였다. 병실과 호텔방 체크인은 내가 머물 방의 문을 열때 그 설렘에 공통점이 있고, 병실은 보다 더 긴장감이 높다는게 미세한 차이이다. 

아무래도 아퍼서 간거니깐, 자리에 민감하다 간호사가 창가로 나를 데려갔을때는 눈을 의심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위치로 데리고 갔다. 

두번째로 첫눈이 내렸다. 20년만에 최대 규모의 첫눈이라나. 일어나니 창가에 그림같이 눈이 쌓이고 있었다. 눈을 보기만하니 그렇게 이쁠수 없었다. 

세번째로 수술첫날의 마취 휴유증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것과, 자도자도 또 오는 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이다. 이렇게 자도 되나 싶을정도로 잠이 왔다. 처음에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밤에 잠이 안올까봐. 근데 신기하게 밤에도 잠이 잘왔다. 

이불도 내가 좋아하는 옛날 병원 담요스타일의 두툼하고 빳빳한 이불이었다. 잠을 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셋째날부터는 병원에 있는 한순간이 꿈만같았다. 

옷도 펑퍼짐하고 걸음도 수술땜에 빨리 걸을수 없으니 그야말로 내가 신선같았다. 

그때부터 마음을 고쳐먹었다. 여기 있는 동안에는 무조건 쉬어보리라. 맘놓고 쉬다가자. 최대한 퇴원을 늦추자. 급출장으로 인한 피로가 설탕이 물에 녹듯 막 풀어졌다. 시기도 좋았고, 내가 불쌍해보였는지 게다가 퇴원을 종용할때즘에 볼거리가 약하게 나거나 수포가 올라오는 등 의료진을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증상이 발생하여 병원에 더 있을수 있었다. 

통증만 없고, 룸메이트만 괜찮으면 병원만큼 쉴만한 공간이 없다. 퇴원하고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 내가 받은 수술은 쓸개제거 수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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