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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

[드러머] 마커스워십 김현성

 

출처 : 드럼몰(http://www.drumall.com/open2/bbs.php?w=v&sm_id=40&si_id=2958)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교회음악 드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마커스워십의 김현성 드러머를 제일 먼저 꼽고 싶다. 교회에서 스틱좀 두들겨본 사람이라면 그의 드럼 라인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거다.  

물론 마커스워십의 찬양 자체가 워낙에 많이 불렸기 때문이겠지만 김현성 드러머가 배치해놓은 리듬과 톤, 필인 아이디어가 대체 불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우리 워십 드럼씬의 최근 10년을 김현성 드러머를 기점으로 전후를 나누고 싶을 정도다. 

사실 마커스 라이브 앨범 중에 드러머로서 매력 뿜뿜하는 작업은 초창기 1,2집 정도로 꼽고 싶다(기분좋으면 4집까지?). 아무래도 마커스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넓어지면서 보다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편곡으로 흘렀고 드럼라인도 평범하게 설계한 듯하다. 믹싱이나 마스터링은 오히려 더 고퀄일텐데 1집에서 느꼈던 raw한 맛은 사실 좀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 

물론 그 특유의 톤과 터치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전보다 팝음악의 감성도 물씬 짙어져 리스너에 따라서 오히려 요즘 그의 연주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같다. 최근에 영입한 후임 드러머와 비교하여 들으면 티가 딱 난다. 

내가 뽑는 그의 베스트는 마커스워십 1집 'My Solid Rock'이다. 10년 전쯤 처음 듣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난다. 몇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우선 스네어톤. 예배음악에서 전형적으로 들리던 개인적으로는 살짝 지루한 톤과는 달리 높고 다부진 느낌의 "딱딱" 하던 스네어 소리가 돋보였다. 

당시 사람들이 소위 땜핑감있다고 좋아하던 "떡떡"하고 들이대는 소리도 아니였다. 굻지 않으면서 알멩이가 있는 소리였고 보다 사운드가 전면에 나왔다. 각종 악기와 보컬의 레이어에서 한 세발짝 앞으로 나온 느낌? 워십음악에서 드러머의 존재감이 한발 나온 것이다. 

필인과 인트로 역시 그렇게 많이 돌린게 아닌데 카피를 해도 느낌을 내기가 어렵고 딱히 대체할 만한 기각기가 떠오르지 않는다. 완전 딱 맞춘 옷이다. 그 음악과 연주자, 보컬, 인도자가 어우러내며 떠다니는 에너지를 결합해주는 핵심 블럭같다. 게임 테트리스의 스페이스바처럼 생긴 막대기와 같다. 

그 맛의 핵심 레시피는 락과 흑인음악의 중간어디쯤 위치한 바이브라고 본다. 교회 음악에서 가스펠 찹스처럼 후두룩 거리는 흑인음악이 아닌 R&B나 힙합의 바이브가 분명 존재했다. 인도자 심종호도 보면 넓은 울림통?에서 나오는 소울풀한 감성이 있다. 그걸 김현성이 잡아 감아서 직진하는 느낌이다. 둘의 합 역시 무시못한다. 

베이스와 일렉과의 호흡 역시 발군이다. 베이스와 일렉을 치는 사람이라면 두 연주자를 들었을대 내가 김현성 드러머를 느낄 때와 비슷한 감흥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땡글거리면서도 소리가 튀지 않고, 묵직하게 몰아치면서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절묘한 톤이 기가 막히다. 이 셋이 뭉쳤으니 최상의 조합이라고 본다. 

그 백미는 '예수님은 나의 반석'이란 곡이다. 그 곡을 처음 들었을때 많이 놀랐다. 생각해보면 찬양 실황 인트로가 기타 솔로, 키보드 멜로디가 아닌 리프로 시작하는 적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 또 많이 듣고 있다. 

기타의 리프따라 베이스와 드럼만으로 나가는데, 키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찬양 실황의 전형성에서 완전 탈피한 인트로에다 '반석(rock)'에 걸맞게 쭉쭉 밀고 나오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찬양 가사를 압축하여 그대로 인트로에 담았다. 그걸 들으면 반석이 생각 안날 수없다. 그 밖에 기타리프의 주도권이 돋보이는 '나는 주만 높이리'라는 곡도 좋다.  일렉의 스윙감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합이라고 본다. 

 

유투브의 댓글을 보면 '정석', '절제,' '심플함' 등등의 유사한 단어로 그를 수식하는데 물론 모두 맞는 말이지만 김현성 드러머를 묘사할 때는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흑인과 록의 바이브를 찬양 실황에 녹여넣은, 그것도 정서적으로 거부감 없이 기가 막히게 섞어놓은 플레이어다. 
 
* 마커스의 앨범커버는 싸이, 빅뱅의 커버 디자이너인 장성은이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