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머 황정관을 두고 한국의 데이브웨클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의 연주를 들으면 비니 칼유타가 더 생각난다. 어디서 그가 비니 칼유타를 더 좋아한다고 들은것도 같다.
황정관의 드러밍을 듣다보면 오묘하게 톤이 섞여 있다. 레귤러 그립 특유의 송곳같은 스네어 타이밍과 톤으로 그리는 앙칼진 밑그림이 연주의 핵심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더해 따뜻한 중저음의 심벌과 하이햇이 그 날카로움을 사악 감싼다. 그리고 웅장한 플로어 탐과 스네어를 대체하며 리듬을 만들어내는 스몰탐이 색채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양한 음악으로 영향을 받았나본지 혼재되어 있어서 딱히 스타일을 말하기 어렵다. 유려함 속에서도 강직한 뚝심이 있다. 곡에 대한 명확한 리듬 컨셉이 첫 마디를 듣다보면 알 수 있다. 예상가능해서 재미 없다기 보다는 결론부터 말하고 풀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호감이 간다.
그 백미는 황정관 트리오 앨범이다. 이 앨범역시 멜팅팟melting pot과 같이 다양한 미덕이 기가 막히게 섞여있다. 드러머의 이름을 걸고 낸 앨범들은 사실 그 명성에 비해서는 결과물이 많이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나로서는 그 징크스를 황정관 트리오의 찬송가 앨범이 깨준 셈이다.
찬송가 앨범 시리즈는 연주 면에서도 새롭기도 하고 가족들과 따라부르기도 충분하다. 그 절충점이 어려운 부분인데 찬송가 앨범 시리즈는 그것을 잡았다. 이 앨범을 운전하면서 틀어놓으면 가족들이 따라 부른다. 이지리스닝과 연주 카피를 위해서 디깅하는 리스너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야마하에서 황정관 트리오 4집을 스튜디오 공개녹음 방식으로 했다.)
그 핵심은 황정관으로 곡 전체에 대한 테마와 진행을 그가 주도하고 있다. 곳곳에 숨겨진 플레이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도 발견하는 맛이 있다.
#황정관드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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