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잡지를 폐간하기 바쁜 요즘 정림건축은 새로운 잡지를 발행했다. '미로'라는 잡지인데, 그 뜻은 다루는 대상을 빗대는 뜻이란다. 그게 무슨 말인지 시작부터 미로같다.
미로가 직접 밝히는 미로의 뜻은 "입구도 출구도 모호한 미로 속 수많은 갈림길과 돌음길을 상징합니다. 또한, 미로는 대단히 분명한 의도가 있는 지적인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미로』가 다루는 건축물 역시 건축가의 분명한 의도가 담긴 건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그 이름은 차차 익숙해진다 치고 미로는 건축물에 대한 비평이 아닌 건축에 대한 글로 이뤄진 잡지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사실 건축 잡지는 사진 보는 재미로 읽었다. 글은 건너뛰기 바뻤고, 얼마나 참신한 디자인이 내 눈을 사로잡나 사로잡기 바빴다. 그러나 미로를 읽을 때는 그런 일은 없을 것같다. 미로의 목차를 보면 이게 건축잡지인지 문예지인지 헷갈린다.
김광수 ㆍ 자기 참조 이후의 건축
서재원 ㆍ 정신분열증과 초-참조적 건축
김효영 ㆍ 참조와 인용이라는 이야기 짓기, 건축 짓기
임윤택 ㆍ 난폭하고 아름다운 이종교배의 상상력
이희준 ㆍ 원하기 때문에 원한다
송률·크리스티안 슈바이처 ㆍ 공간 디자인에서 시간 디자인으로: 현대 건축에 관한 다섯 가지 테제
전재우 ㆍ 베낄 때 GOAT 멘탈 관리 꿀팁
이치훈 ㆍ 참조적 세계로서 건축의 외부, 비참조적 체계로서 건축의 내부
김사라 ㆍ 생각하듯이 쓰기
배윤경 ㆍ 참조와 인용에 관한 표류
최원준 ㆍ 인용된 파편적 구상들
현명석 ㆍ 이모셔널 솔리드: 건축 지시와 인용에 관하여
강신 ㆍ 가능한 진실할 것: 발레리오 올지아티와 마르쿠스 브라이트슈미트의 『비참조적 건축』 서평
콜린 로우·곽승찬(번역) ㆍ 매너리즘과 현대 건축
제발 따른거 없다. 계속 했으면 좋겠다. 피투성이가 되어도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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