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KIAF 티켓을 보내주는 선배덕에 이번에는 화랑미술제를 구경갔다. 화랑미술제는 KIAF 보다 규모도 작은데다 국내 화랑만 참가하는 행사라 발길이 끌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KIAF가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열렸나? 여튼 그림본지도 오래되어서 오랜만에 아이들 그림구경 시켜주고 싶어서 다녀오게 되었다.
마지막 날인데다 코로나 여파로 한적하게 그림구경하겠지 느긋하게 생각했었다. 우리끼리 또 유유자적 하겠구만 싶었는데 왠걸 거의 KIAF 급으로 늘어선 입장줄에 깜짝 놀랐다. 사람들도 거의 치이다 싶을정도로 많았다. 다음날 신문에 기사좀 뜨겠는걸 싶었다.(아니나 다를까 작년 매출의 2배인 72억원을 판매했단다)
두번째 놀란 것은 생각보다 그림이 볼만한게 많았다는 점이다. 단색화 화가의 그림을 하나같이 대표작으로 걸어놓고 있다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많은 화랑들이 저마다의 작가를 내세우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분위기는 매우 반가웠다.
이번 흥행을 부동산-주식에 이은 제3의 투자처를 찾으려는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노마드라고 해석하는 언론들도 있다. 부정하는 바는 아니다. 쇼미더머니를 대하는 마음과도 같다. 부익부 빈익빈이고 뜨는 놈만 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판이 커지긴 했으니 어쨌던 사람들이 미술판에 몰리는 모양새는 나쁘지 않아보인다(제발 ^^;;).
아이들은 한시간 동안 잘 참고 봤다. ㅠㅠ 보통 아트페어하면 세시간은 기본을 돌아다니는데 아이들과 같이 오고나서부터는 두시간 넘기기가 어렵다. 한시간 반동안 그냥 훓듯이 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가를 담지 못했다. 다행이 정재원이라는 작가의 작업이 인상 깊었다. 그냥 전체적인 느낌이 좋았다. 계속 보다보니 단조롭게 느껴지기는 했다.
단일 레이어라고 보기에는 뭔가 복잡해보이고 그렇다고 복수의 레이어라고 하기에는 레이어 사이에 차별점이 낮아서 궁금함은 일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젊은 아티스트이니 앞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최근에는 신한갤러리광화문에서 개인전을 했고, OCI 미술관에서 2020년에 레지던시를 했다(인터뷰 영상).
#화랑미술제 #삼성동코엑스 #미술작가정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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