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면에 관점과 취향이 돋보이는 미디어에 관심이 간다. 화려한 웹사이트가 있을 필요는 없다. 그저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기사들이 좋아보인다. 뉴욕타임즈, 뉴요커와 같이 단순한 유명세를 넘어서 누군가에게 레퍼런스가 되는 미디어가 우리도 있었으면 좋겠다. 현실은 문화섹션만 따로 뽑아놔도 반가운게 사실이지만. 그래서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문화섹션 특히 시각예술 쪽을 다루는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는게 정말 반갑다.
최근에 뉴스레터를 통해 한국경제신문에서도 아르떼(Arte)라는 문화예술섹션을 알렸다. 젊은 기자들로 보이는 에디터들이 활발하고 재기넘치는 디자인과 글로 손쉽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각종 시각예술, 공연, 출판소식을 전한다. 보도자료와 개인의 취향을 적절히 섞어놓은 가뿟한 기사들은 소갯글로서 매력적이다. 깊이있는 기사나 인터뷰가 더해진다면, 그리고 이러한 섹션을 끝까지 밀어주는 경영진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좋겠다. 누가알까. 우리나라도 덮어놓고 챙겨봐야하는 문화 관련 미디어가 될지.
* 아르떼 뉴스레터 구독을 신청하면 메일로 받아볼수 있다(나는 웹사이트보다 이게 더 좋다)
* 한 에디터의 아르떼 창간의 변이 인상깊어서 아래 복붙한다. (뉴스레터 8.29(화)ver.)
'아르떼'를 아시나요?
안녕하세요. 아르떼 에디터 김보라 입니다. ✍️ 가을이 오려나봐요. 제법 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지는 하루네요. 오늘은 여러분께 지난 1년의 고민이 담긴, 조금 긴 편지를 써볼까 합니다.
지난 5월 1일. 문화예술 전문 온라인 미디어 아르떼(arte.co.kr)가 출범했습니다. 버스 광고나 야구장 광고판에서 먼저 많이 보셨을 거에요. 아르떼가 다루는 콘텐츠는 클래식 음악과 미술이 두 축이에요. 여기에 영화와 연극, 문학과 무용 장르들이죠. 적어도 최근 몇 년 간 종합 미디어들이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던 장르들입니다. 이 장르들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칼럼과 예리한 리뷰들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르떼는 내년이면 창간 60주년을 맞는, 그것도 그간 ‘돈의 흐름’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고 전달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춰온 한국경제신문의 문화부 기자들이 만들었답니다. 정통 경제매체가 왜 갑자기 이렇게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지, 수 없이 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아르떼를 만들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그걸로 뭐할 건데? 문화가 돈이 돼?"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르떼 팀의 얼굴은 하얘졌습니다. 첫째, 수익모델 같은 건 애초에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진짜예요..) 둘째,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 지 우리 스스로도 앞날을 잘 예측할 수 없었어요. 물론 그 뒤엔 씁쓸한 마음도 따라왔습니다. 언론사들이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들이 언제부터 인지 ‘당장 눈앞의 수익이 담보 돼야만 할 수 있는 돈벌이 사업’일 거라고 언론계 스스로 폄훼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이었어요.
그 ‘돈도 안 될 걸’ 왜 하냐고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믿어줄 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돈의 흐름을 다뤄온 우리에겐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돈 쓰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일’의 하나였으니까요.
그렇다고 망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문화 예술이란 그 범주가 너무 넓어서 콘텐츠의 방향을 잡는 데 꽤 오랜 시간을 투입했답니다. 같은 부서 선후배들끼리 본의 아니게 예술적 취향도 공유했어요. 우리 팀 안엔 20대부터 50대까지, 살아온 지역과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다채롭게 존재했습니다.
클래식만 들으면 잠이 오는 사람, 예술 영화 한 편을 끝까지 본다는 게 고문이라는 사람, 소설책을 읽는 건 쓸모없는 시간이라는 사람도 있었죠! 물론 사내에 숨어있던 클래식 음악 전공자(조성진과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후배도 있어요! ), 비전공자이지만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오지랖으로 무장한 20~30대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게 틀에 갇히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덴 최적의 구성이었어요.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대중들이 원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란 무엇인가. 그리고 아직까지 미디어가 하지 못한 일은 무엇인가. 그런 고민으로 1년을 보냈습니다.
클래식과 미술, 무용 분야처럼 그 동안 장벽이 높았던 장르는 보다 쉬운 글로, 영화나 뮤지컬처럼 비교적 가볍게 쓰였던 대중적 장르는 조금 더 깊게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콘텐츠 미디어 사업은 100개가 만들어져 90개가 망하고, 9개가 욕을 먹고 결국 1개만 겨우 먹고 산다"는 뼈때리는 조언도 깊이 새겨가면서요.
결국 살아 남으려면, 우리 힘만으로는 할 수 없었어요. 외부의 힘이 절실했죠. 음악가와 화가들, 배우와 평론가, 문화예술 전반에 흩어져 있던 기획자들에게 글을 의뢰했어요.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획자들과 예술계 석박사 유학생들은 공모를 통해 '아르떼 통신원'으로 임명했고요. 총 120여 명의 필진을 곳곳에서 모았습니다.
이 중엔 학계와 단체에 몸담고 있는 이도 있지만, 순수하게 '애호가'로 오랫동안 한 장르를 탐닉해온 덕후들과 예술가들 곁에서 궂은 일 마다 않고 이들을 빛나게 해준 기획자, 무대감독, 사진가도 있답니다. 클래식 연주자와 무용인들은 '나의 이야기'를 쓰고 있지요. 아르떼 필진 중에 벌써 출간 제의를 받고, 강의 의뢰도 받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벅차기도 합니다.
콘텐츠 미디어로 망하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핵심. '회원들에게 주는 혜택, 문화예술 선물을 쉬지 않고 전하자'는 것이었어요. 티켓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임윤찬과 조성진 등의 공연 관람권, 무용단의 연습실을 방문하는 '드레스 리허설' 프로그램, 긴 줄을 서서 다닥다닥 봐야 하는 전시회를 소수정예로 도슨트 투어하는 '밤의 미술관' 등이 3개월 간 70여 건 열렸어요. 댓글을 달면 이벤트에 응모하는 방식인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댓글들도 엄청나게 달리고 있어요. "아르떼를 사랑한다"는 고백도 넘쳐나죠.
아르떼는 당신의 '예술적 하루'를 응원합니다.
이번엔 아르떼가 회원들에게 드리는 '예술 선물'의 정점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9월 6일부터 개막하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Kiaf와 세계적인 아트페어 Frieze의 VIP 초청권입니다. 지금 당장 그림을 사지 않더라도, 언젠가 꼭 소장하고 싶은 '단 한 점의 그림'을 찾는다면, 그리고 미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림의 전 세계 트렌드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아르떼로 와보세요.
만약 이번에 당첨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아르떼의 멋진 이벤트들은 쭉~이어질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아르떼 자랑 좀 할게요. 아르떼 사이트는 너무 너무 예뻐요. 매일 갈아 끼우기 아쉬울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커버 페이지와 글들이 매일 20~30건씩 업데이트 된답니다. 그야말로 ‘비주얼 갑’이에요. 보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감성이 마구마구 샘솟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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