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진도 예술사진이 될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본적은 업지만, 모르긴몰라도 누군가가 한번쯤은 거론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질문에 물론 나는 "오브 코올스"고, 어디 패션잡지에서 흔히보던 패션브랜드 '헬무트 랭'의 카탈로그(Look Book이라더라)를, 그것도 원본도 아닌 복사본을 걸어놓은 이번 전시회에 입장료를 내고 온 다수의사람들도 부정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참, 여기서 복사본은 원본필름을 다량 인화한 Edition 이 아니라 원본사진을 칼라복사기 위에 대고 찍어낸 '칼라복사'본이다. 이번에 전시된 여러 패션브랜드의 Look Book을 보며 패션사진이 사진에 있어 미적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느꼈다.
디지털 작업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세부적으로 만들어내는 사진들을 통해 사진 전영역에 걸쳐 사진 후반 작업 기술은 중요해졌고, 소재와 타이밍으로 승부를 걸었던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류의 사진보다는 작가의 아이디어를 훨씬 세밀한 사진기술 및 연출을 통해 구현하는 '디지털' 메이킹포토의 입지가 더 넓어집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 사진의 예술적 가치에서 '디지털'은 한 부분을 차지했고, 디지털화를 상대적으로 먼저 도입한 패션및 상업사진의 '디지털' 적인 미는 이전보다 더 예술적인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디지털화 훨씬 이전에도 헬무트 뉴튼, 사라 문 등 예술과 상업 패션사진을 넘나들며 활동한 사진가는 있었겠지만 그 가치를 일반 대중까지도 선뜻 공감가게 하는데에는 디지털화 만한 공신은 없을거란 생각을 했다.
또한 패션사진의 영역에 대한 질문. 패션사진은 단지 수백만원짜리 옷을 걸쳐입은 선남선녀의 모습을 담는 게 전부일까. 물론 나는 '아니오'라 하겠지만, 딱히 그럼 딴게 머있는데라는 추가질문에는 딱부러진 답을 내리지는 못할것 같다. ㅎㅎ 이번 전시는 그점을 고려한듯이 패션사진의 이름으로 걸릴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사진을 몽창 잡아 끌어넣은 듯했다.
패션쇼 무대 뒤의 바쁜 현장만을 찍는 다큐멘터리 사진, '사진'이라기 보다는 사진작가의 창조성이 돋보이는 이미지, 사회적인 메세지를 주는듯한(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비디오 영상작업...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표현들을 보는것이 재미있었다. 물론 그 칼라복사는 영 아니었지만.. 특히 인상깊게 본작가이자 전시회를 오게 만든 작가인 프랭크 패랭(옆사진-전시된 사진은 아님)의 사진은 위에 말한 모든것(디지털, 다큐멘터리, 창조성등등등)을 그의사진속에 담고 있었다. 패션쇼라는 공간을 어쩌면 그렇게 멋있게 표현할 수있는지,, 참 감동깊은 사진이었다.
아쉬운것은 두점밖에 전시되지 않아서 약간 김이 빠지기 도 했다. 프랭크 패랭 말고 인상깊었던 작가는 'Sarah Moon사라문'의 사진(위에 사진)이었는데, 묘한 신비로움과 보면볼수록 끌리는 녹색, 그리고 일부러 초첨을 흐린듯이 보이는 몽롱한 느낌이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었다. 프랭크 패랭의 사진을 보기 위해 무작정 찾아간 전시였지만 기대했던거와는 달리 좋은 작가의 작품을 볼수 있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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