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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생각] 현대사진에 대한 생각

현대사진의 흐름

현대미술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매체가 부쩍 늘었다.  6월호 월간 미술에도 yKa(young Korean artist)라는 특집 기사를 실어 젊은 한국 미술가들을 소개했고 나름대로의 문화 코드를 만들어가는 잡지 GQ도 매월 주목받는 사진작가, 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미술계의 트렌드도 변화해가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나도 요즘 관심가는 사진들 중에 공통점을 발견하여 여기 적어놓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미술이 향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 사진 양식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 =)

1. 현대 사진 트렌드

한 몇년간 라이프나 퓰리처등 유명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심이 있었다면, 요즘은 요셉 슐츠, 안드레이 구스키, 김상길, 구본창, 민병헌, 배병우등 사람을 많이 찍지 않는 작가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이사람들의 공통점은 먼저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란거고, 주 소재가 사람이 아닌점 이정도로 꼽을수 있겠다.    

단순히 현장을 재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 그들의 사진은 철저하게 개인의 감정을 배재하고 사진을 보는 우리에게도 어떤 감동이나 감흥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진은 참 아름답다.  김상길의 SK사옥의 현관문을 덩그러니 찍어논 사진도 옅은 푸른색 톤의 엘레베이터를 찍어놓은 사진도, 연예인의 얼굴처럼 참 잘생겼다.  보고 또 보고싶은 그런 얼굴같이.  그 아름다움은 소재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선들의 조화에서 오는 것같다. 예를 들면 스카이 라인이나 높은빌딩에서 찍은 서울의 야경, 시청앞의 붉은 악마를 위에서 찍은 모습등 한사람한사람,한건물한건물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전체로 모였을때 구성하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랄까.  내가 지금 예를 든것과 김상길의 사진과 차이점이라면, 예시속의 그림들은 달력속의 그림처럼 우리가 사진을 보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머리속에 떠올릴 수 있는거고, 김상길의 사진은 보지않고는 상상이 안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건물의 대문, 엘레베이터에서 그는 선의 조화를 발견한다.  선의 조화는 거대한 군중이 그려내는 그림뿐만이 아니라 생활속의 장소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안드레이 구스키의 소재는 김상길보다는 스케일이 크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창고, 성당.. 소재만 놓고 보면 언제어디서나 볼수 있는 것들이지만, 소재를 구성하는 점과선과면과 색에서 오는 조화는 김상길의 사진이 주는 그것과 비슷하다.  작가는 소재에는 상관이 없는듯 우리에게 그 소재가 주는 단순한 색과선의 느낌에 집중하게 한다.  만약 우리가 소재에 관심을 가졌다면, 사진을 보는 그 어느 누구도 이 사진이 아마존 창고를 찍은 사진이라며 감탄하지는 않을거고, 500원짜리 엽서에서도 볼수 있는 그 성당사진을 5억원이나 주고 살수 는 없을게다.  분명 엽서속 사진과 다른점이 있을거고, 그것은 이 사진가들은 소재자체보다 점선면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그려낸 것이다. 만약 그의 사진을 소유한다면 그것은 피사체의 아름다움보다 구스키가 재발견한 아름다움을 값지게 여겼으리라 생각된다.

요셉슐츠의 사진은 위 두 명의 사진보다는 훨씬 단조롭고 난 이사람의 사진이 참 좋다.   그는 점선면에 색감까지 아름답게 그려낼줄아는 사진가라 생각한다.  그의 사진은 몸에 정말이지 완벽하게 맞는 심플한 정장을 입은 젊은 청년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한치의 허술함도 보이지 않는 그의 사진에서 피사체는 단순한 선을 구성한다.  어떻게 보면 앞뒤 꽉막혀 숨막히는 워커에반스의 사진이 주는 느낌과 비슷하지만 은은히 밝은 그의 색감이 숨통을 틔운다.  

지금까지 설명한 세사람의 '선'은 타이트한 직선이라면 배병우와 구본창의 그것은 여유와 고요함, 그리고 기백이 넘치는 선이다.  구본창의 도자기사진은 보는 순간 도자기의 곡선과 그것이 만드는 여백에 마음이 탁 놓이면서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어떻게 보면 사진에 대한 나의 경계심이 탁 풀려버린다.   그의 사진앞에서는 저자의 의도, 그것이 주는 미학, 의미를 찾으려는 우리의 의지는 필요없게 되는 느낌이 든다.  그저 열려있는 그 공간속에 몸을 담그고 싶을뿐.  배병우는 기백이다.  그의 사진속의 소나무는 항상 굽어있지만 언제나 위로 향해있는 선을 구성한다.  배병우의 사진은 현재 국내사진작가중에서는 해외에서 최고가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열거한 사진가들은 과거 소재가 주는 이미지에 역점을 둔 기존 사진가와는 달리 소재자체의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는데 의의 가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구성의 아름다움을 우리가 흔히 볼수 있거나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눈에 익숙한 소재에서 재창출한데 있을 것이다.  (그림엽서에서 볼수있는 성당사진, 조선시대 백자사진등.)  당분간은 이런 구성적인 미를 추구하는 사진이 호응을 얻을 거라는 생각이다.  

디지털카메라가 삶의 일부분이 되면서 우리는 보다 많이 사람의 사진을 많이 접하면서  그만큼 사람을 소재로 삼는 사진에 익숙해져있고, 그런 익숙해짐은 예술에 있어서 '식상'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미술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중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 신선함과 상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자유로움을 주는데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요즘 주목받는, 그리고 관심있어하는 요즘 사진작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적어봤다.  나중에 기회되면 향후 주목해야할, 그리고 주목받을만한 사진에 대해 써보고 싶다. 

LINKs 김상길 : http://www.sanggil.com/ 
구스키 : http://www.moma.org/exhibitions/2001/gursky/index.html  혹은 구글에서 gursky 검색 =)  
구본창 :
http://www.bckoo.com/index.html
요셉슐츠 : http://www.fotofront.de/josef/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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