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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전시관람] Space*c - 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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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 미술관(Space *c)에서 열린 Zain이란 제목의 전시는 코리아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 프랑스 여성 화가의 작품과 함께 몇명의 한국 여성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것이었는데, 순전히 윤리의 작품을 보기 위해 간 것이었다.  청담동의 사진갤러리인 뤼미에르에서 만든 상의 첫 수상자인 윤리의 포트레이트는 낯선 이미지를 은근히 인간적으로, 매력있게 그렸다는점, 그리고 뒤셀도르프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윤진님의 사진에서 주는 이미지와 상당히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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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업은 사진 두개가 한세트인데 하나는 평범한 포트레이트 사진, 그리고 그 옆에는 그 사람의 소지품으로 보이는 사물들이 놓여져있다.  그 사람의 얼굴만을 봐서는 전혀 무슨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감을 잡을수 없다. 하지만 옆의 사물을 보면서 우리는 좀더 그가 누구인지 다가갈수 있다. 뿔테 안경을 끼고 촛점없이 카메라를 응수하는 갈색의 여성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옆에 붙어있는 사진으로 눈을 옮기면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촛점없는 그녀의 눈이 사실은 혼란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직업이 전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알수는 없지만 (컴퓨터 엔지니어를 찍은 사진이 있다고 안내서에 써있었는데 그녀가 그가 아닐까 싶다.) 확실한것은 사진속의 그녀가 웬지 더 친근해지고 한층더 가까워진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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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의 인물과 보는사람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현상같다. 더군다나 윤리가 졸업한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출신의 작가들의 특징은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무미건조한 느낌의 사진들이 많고, 피사체와는 어떠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시도가 보이질 않는다. 사진가는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찍을뿐 피사체와 어떤 관계를, 그리고 우리가 피사체를 어떻게 봐달라고, 어떤 관계를 맺어달라고 하지 않는다. 윤리의 작업에서도 객관적인 시각 혹은 관찰적인 시각을 담고자한 의도가 느껴졌지만 사진은 내게 무관심한듯 하면서도 은근슬쩍 여자친구 소개시켜주는 그런 친구처럼, 이미지속 여성들을 우리에게 친근하게 만들었다.  이미지속의 피사체와 관객과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 요즘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참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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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y Emin-Everyone I Have Ever Slept With 1963-1995(작가-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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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lan Wearing-Signs that say what you want them to say and not signs that say what someone else wants you to say 1992-3(관객-피사체)


 관객-작가-작품(속의 이미지) 이렇게 삼각관계속에 지금가지는 관객-작가 혹은 작가-작품이 만들어내는 관계를 다루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사이 포트레이트사진에서는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많이 눈에 들어온다. 제목에서도 알수 있다시피 자기자신을 거침없이 드러내어 관객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트레이시 에민(왼쪽)과 피사체에 대한 탐구와 실험으로 관객과 피사체의 관계를 맺어주는 질리언 웨어링의 작품,그리고 윤리, 이윤진, 회화에서는 전에 국제갤러리에서 보았던 노충헌 등.  이미지의 새로운 모색과 함께 새로운 관계설정에 대한 작가의 고민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