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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미술] 큐레이팅을 말하다 by 전승보 편/강수정, 구보경, 기혜경, 김성호 등저 외 24명 / 미메시스

출처 : yes24


이 책을 읽으니 큐레이팅을 노가다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수히 쏟아지는 미술작업 중에 골라내야 하지,  또 그것을 연결해서 이야기 거리로 만들어야지, 몸도 놀려야지, 여러 플레이어들과 협의조율도 해야지,  글도 제법 써내야지,  수지타산과 예산도 관리해야지, 보면 사업체 사장과 별다를게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고용이 안정적이지도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하는 것은 마치 큰 조류를 만들어내는 지류일 지언정,  미술사의 큰 흐름을 형성하는데 노젓기라도 보탠다는 자부심과 희열이 아닐까. 제각각의 기관에서 근무하는 큐레이터들이 저마다 세련된 문장으로  자신의 큐레이팅이 무엇인지 서술한 글을 모은 이 책을 보는 동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고민해서 만들어낸 전시를 즐기는 관객으로서  앞으로는 전시 서문이라도 지나치지 말고 공들여 읽어야겠다. 책 자체는 아무래도 옴니버스처럼 저마다의 단편을 모은 책이어서 그런지  대학교의 입문 교재나 발제를 위한 참고서적에 적합해 보였다. 아쉬운 점은 상대적으로 박물관 큐레이터들의 글이 많아서  뭐랄까 가려운 곳이 벅벅 긇히는 맛은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