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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미술] 옥인콜렉티브 부고소식

* 출처 : 인천아트플랫폼(http://platform.ifac.or.kr)

옥인콜렉티브의 부부가 사망했단다.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니 자살같다. 옥인콜렉티브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르는 등 대중적인 인지도가 넓어지는 기회를 얻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반가웠다. 

저항을 풀어내는 옥인콜렉티브의 화법이 매우 신선했고, 또 어떻게 보면 귀여웠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욱 파워풀한 어법이다. 옥인은 개발세력, 회사(콜트콜텍), 일본(원전사고)와 같은 권력의 힘부림에 대한 소극적이고 사부작한 대응을 일관한다. 

꽤나 그럴듯한 미술이다. 이들과 대척하는 이미지라면 8-90년대 민중미술 회화나 예술가들의 직접 시위행위 정도가 떠올려진다. 차이점은 옥인은 작업에서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는다. 보면 이것이 저항인지 느껴지지 않는다.  뭘하는지 모르겠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매우 격렬하며 본질적인 저항을 이뤄낸다. 이들은 개발직전의 터에서 페트병으로 만들어놓은 볼링 게임을 설치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등의 소소한 이벤트(작업)을 벌였다. 사부작거림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분명 점거의 메시지이다. 부동산 개발에서 점거투쟁 만큼 강력한 저항은 없을 것이다. 

미술작가들이 개발예정지에서 미술작업을 하면 그것은 점거인가? 전시인가?  전시장과 점거시위를 교묘히 섞어놓은 그들의 퍼포먼스는 매우 통쾌했다. 의도치 않은 공간에서 그 공간의 목적과는 배치된 행위를 함으로서 그 장소의 존재를 비우려고 하는 누군가를 멕이는 것 같았다.
 
비록 이들의 점거가 실질적인 점거시위로서 역할하지 못했을 지라도, 죽은 기운이 스며드는 현장에 한 숨의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은 분명 했다고 본다. 그런 이들이 자신들이 죽음을 선택했다니 좀 아이러니하다. 너무 안타깝다. 앞으로의 세계에서 이들이 보여줄 해석이 매우 기다려졌었다.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애석하다. 

* 옥인콜렉티브의 웹기록

1. 아파트 프로젝트 아카이브(http://okinapt.blogspot.com/)
2. 가장 최근까지 작업물을 정리한 텀블러 아카이브(https://okinokin.tumblr.com/archive/)
3. 서울시립미술관 평론상(2017 SEMA-하나평론상) 공모 중 관련 비평 by 남웅(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