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기사가 Visla와 Daily Grind에서 동시에 나왔다. 리바이스 코리아가 새로 발표한 스케이트보드 콜렉션 홍보 동영상에 스케이트보드 대신 롱보드가 출연한 것이 문제시 되었나보다. 해당 홍보영상과 각종 인스타 포스팅이 삭제되어 더이상 볼수는 없었고 리바이스 코리아의 사과 게시글만 확인했다.
추측하자면 스케이터들의 항의성 댓글로 리바이스 코리아는 서둘러 상황을 종료시킨 것으로 이해되었다. 매우 흥미로운 해프닝이었다. 먼저 스케이터보더들은 롱보드와 스케이트보드를 혼동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불편한 것은 확실했다. 나도 영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캡쳐된 이미지를 보면 충분히 그럴만한, 스케이트보드가 예를 들면 닥터마틴이나 크록스 같은 스케이트보드와 관련성이 많이 떨어져보이는 브랜드의 화보 한두컷에 나오는 소품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취급을 받을만한 이미지와 영상이었을 거라는 추측이 들었다.
나도 보드를 접한지 1년반이 좀 지난 상태에서 무슨 말인지 좀 이해는 간다. 미묘한 이질감이 있긴 하다. 그건 정말 스케이트보드를 타 본 사람만이 느낄 것이다. 군복은 같지만 해병대, 특전사, 일반 육군, 공군, 해군이 모두 다르다. 군대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 눈에는 다 군복으로 보일 뿐이다. 스케이터들은 적어도 리바이스는 일반인의 시선이 아니길 바랬을 거다.
마치 미국에서 "아이스하키"라고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과 같다. 미국사람들은 아이스하키란 말 대신 하키라고 한다. 풀밭에서 하는 필드하키랑 아이스하키랑 동급으로 마이너한 운동인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한 단어이다.
롱보드 vs. 스케이트보드 논쟁은 차지하고 리바이스 미국본사에서 만든 홍보영상은 이와는 상반된다는 점을 꼽고 싶다. 스케이트보드가 중심에 위치한다. 출연한 프랑스의 Edouard Depaz, Valentin Bauer를 등장시키며 스케이터의 스타일로 콜렉션의 정체성을 선보인다. 나이키, 반스처럼 소속 스케이터의 비디오 파트를 선보이며 브랜딩 구축해나가는 여타 스케이트보드 라인업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잠재고객이 실제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스케이터이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스케이터들에게는 유재석이나 소위 롱보드 여신보다 Nike SB 소속인 나이자 휴스턴이 훨씬 더 연예인이다. 그들은 유재석이 Nike SB 슈즈를 신은 광고보다 이들이 리스펙하는 Nyjah가 수십개의 계단을 crooked grind를 하면서 착지할때 클로즈업되는 Nike 로고가 눈에 더 박힐 것이다. 어떤 흥행수표보다 강력한 스케이터의 리스펙을 마케팅 요인 삼는 것이다.
반면 리바이스 코리아의 해프닝은 스케이트보드 보다는 롱보드가 상업적으로 우세한 듯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스케이트보드를 모르는 경영진이라면 어떤 광고를 선택했을까? 유튜브 1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롱보드 여신 아니면 스케이터들 사이에서 유명한 한국의 스케이터? 리바이스 코리아는 내 입장에서는 근시안적이기 하나 확실히 사줄만한 사람에게 어필한 시장의 시각으로 판단했다고 보인다.
사실 지표로 입증된바는 없지만 충성도로 따지면 매니악한 스케이터들을 따라올 수는 없을 것이라 보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심증이니...시장이 확실히 스케이트보드를 인정할 그날이 오기까지 나는 로컬샵에서 데크도 사고 열심히 샤라웃도 해주고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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