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의 아트컨설턴트인 김영애님이 영미권의 유명 갤러리스트에 대해 쓴 책으로 팟캐스트 듣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수 있다. 미술작품에 둘러싸인 수많은 플레이어에 대한 얘기도 꽤 흥미로운데 이 책은 미술작가를 인큐베이팅하는 갤러리스트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을 보니 갤러리는 미술 생태계라는 거대한 그물에서 1차적으로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큐레이터, 작업을 지원하는 (간접)생산자 또는 작품을 판매하는 딜러까지 방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주로 60년대에서 00년대까지 황금기를 보낸 갤러리스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쩔수 없이 요즘을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갤러리의 본연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는 인상이다. 미술관, 컬렉터, 경매사, 학교, 기업 등 할 것 없이 자본과 기획력이 있다면 누구나 갤러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아티스트가 독자적으로 판로와 펀딩을 개척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다양한 플레이어가 등장하면 즐길거리는 많아지지만, 한정된 시간과 정보채널로 인해 오히려 판단이 좁아지는 경우도 경험한다. 결국은 맨날 보는 갤러리와 가는 미술관에서만 정보를 습득하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가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 나오는 대형 갤러리들의 역할과 대응이 중요해보인다. 자본과 네트워크, 그리고 작가풀 모든 것이 갖추어져있는 이들이 앞으로의 변화에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 작가가 차기작을 동일한 컨셉으로 펴냈을 때 몇 년후에도 이들의 이름이 거론이 될 수 있을까?
아, 책 자체는 재미있다. 아트 컨설팅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 답게 벤치마킹할 만한 갤러리스트의 전략과 운영방법, 그리고 미술계 인맥썰을 재밌게 풀어냈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강의실에 있는 것 같았다. 나로서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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