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찬스로 키아프(KIAF)x프리즈(FRIEZE)를 다녀왔다. 코엑스 1층의 키아프는 평일이라 적당히 심심하지 않으면서 편안히 구경할 수 있는 정도의 밀도였다면, 프리즈는 빽빽했다. 다행이 관람 자체에 방해가 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토요일 정도면 치일 것 같았다.
글로벌 아트페어는 처음 구경한 셈인데, 그동안 다녀왔던 아트페어와는 사뭇다른 치열함이 인상 깊었다. 치열함의 근원은 원색적인 돈냄새에 가까웠다. 미술이란 결국 거래가능한 상품이었구나. 저마다 작품의 가격과 그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흔치 않은 기회를 꼭 잡으려는 듯 외국 작가의 작품을 하나라도 담아놓으려고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서로 생김새도 다르고 모든게 달랐지만 서로의 필요를 모두 매우 격렬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같았다.
사람구경도 재미있었다. 화려한 옷을 입은 중년여성 무리가 눈에 띈다. 그들은 하나같이 예전에 종이 부채만들때 처럼 옷감을 수십번 접은 것과 같은 하늘하늘한 옷감의 옷을 입고 있었다(분명 명품인 듯한데 뭔지 모르겠다). 골프 셔츠를 입은 노년의 남편과 역시 하늘하늘한 그 옷을 입은 아내 커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내들은 소감을 얘기하고 남편은 가격을 많이 물어봤다.
2-30대 여성 애호가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이들 역시 나름의 특색이 있었다. '나 이거 너무 좋아' 하면서 격렬한 소감을 내뱉은 후에 사진기와 얼굴을 미술작품에 최대한 가까이 들이밀었다. 마무리는 언제나 작품을 배경으로 찍는 셀카 또는 인증샷. 요즘은 뿌이(v)나 볼하트와 같은 거는 안한다.
private tour 역시 인상깊었다. 이어폰을 낀 무리들이 걸어가면 마이크로 속삭이듯이 설명하는 가이드는 매우 빠르게 설명을 내뱉었다. 소음으로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도 전해주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전체적으로는 회화가 압도적이었다. 사진은 다섯점 이상 보지 못했다. 사진이 이렇게 죽었나 싶었다. 판화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재기 넘치는 작가들도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다들 집에 걸어놓기에 적당한 표현으로 타협하는 듯했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시장이니 당연히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들었다. 취향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Thanks to an acquaintance I went to KIAF x FRIEZE. While KIAF on the 1st floor of the COEX was moderately crowded on a weekday, FRIEZE on the third floor was packed. Fortunately, it wasn't so crowded that it interfered with the viewing experience. I felt like I could have gotten hit on Saturday.
This was my first time at a global art fair, and I was impressed by the intensity of the festival, which was different from other art fairs I've attended. The source of the ferocity was more like the raw smell of money. Art, after all, is a tradable commodity, and everyone was talking about the price of the artwork and their thoughts on it. Some people held out their smartphones to capture at least one foreign artist's work, as if seizing a rare opportunity. They looked different and everything was different, but they all expressed their needs very intensely.
People-watching was interesting. I noticed a group of brightly dressed middle-aged women, all wearing light fabrics that looked as if they had been folded dozens of times, as they used to make paper fans (apparently a luxury item, but I don't know what). There were also many couples with older husbands in golf shirts and wives in the same lightweight fabric. The wives talked about their impressions and the husbands asked for prices.
There were also a lot of female enthusiasts in their 20s and 30s, who also had their own characteristic: they would exclaim, "I love this," and then put their camera and face as close to the artwork as possible. The final shot is always a selfie or a selfie with the artwork in the background. These days I don't do things like finger sign like "V" or finger heart.
The private tour was also impressive. The guide, whispering into a microphone as a group of headphones walked by, explained things very quickly. It was nice to see that they were able to get the information to the people who wanted it without being too loud.
Overall, the paintings were overwhelming. I didn't see more than five photographs. I wondered if photography was dead. I didn't see many prints either. I also didn't see many talented artists. Everyone seemed to be compromising with expressions suitable for hanging at home. I guess it's a market for sale, so of course it reflects the tastes of the consumer. It's just a shame that there isn't a wider variety of tas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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