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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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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Gary Novak - 재즈 드러머가 팝을 때릴때 홀수 박에 익숙한 재즈 드러머가 정형화된 4,8,16비트 위주의 팝 또는 락을 연주할 때 내는 톤과 바이브는 매우 독특한 매력이 있다. 스네어 톤의 선택에 있어서도 재즈 드러머는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팝을 연주할 때 그 강점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재즈 드러머가 팝을 연주하면 야생에서 갖 잡은 호랑이를 우리에 넣는 듯하다. 정형화된 틀 안에 있지만 그 안에서 활발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앨러니스 모리셋의 투어 드러머로 활동했던 개리 노박의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 였다. 불안정함과 애틋함 그리고 순수함 같은 단어가 뒤섞여있는 앨러니스 모리셋의 목소리와 매우 잘 어울리는 드러밍이었다. 앨러니스 모리셋은 90년대 락/팝스타였지만 그 안의 감성은 jazzy 했다. 실제로 퍼포먼스 역시..
[드러머] 스티브 조던, 행간을 채우는 드러머 지금까지 가장 인상깊게 본 드럼솔로는 스티브 조던이 빅펄스 컨퍼런스인가 어디에서 했던 드럼솔로였다. 사실 그건 드럼솔로라고 얘기하기 애매한 플레이였다. 자신의 테크닉의 끝을 끌어올려 따라할 사람 있으면 해봐라는 식의 솔로가 전혀 아니었다. 스티브 조던은 처음부터 끝까지 몇 개의 리듬을 돌아가며 연주했고 보기에 따라서는 "나도 할수 있겠다"라는 반응이 나올법한 퍼포먼스였다. 스티브 조던이 다른 유명드러머에 비해서는 플레이가 단조롭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다른 연주자들이 솔로 플레이에서 뽐내기처럼 즐겨하는 그런 변칙적이고 통통 튀는 필인은 없었다. 문자 그대로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장 많이 본 드럼 솔로 영상을 꼽으라면 이 영상이 세 손가락안에 들어간다. 그가 무엇을 말하려..
[드러머] 이도헌. the omni-virtuoso 유투브 추천영상으로 범상치 않아 보이는 밴드가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드러머 이도헌이 밴드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도헌 드러머는 라틴과 재즈를 주로 연주하는 드러머라 사실 내가 그렇게 많이 들을 일은 없으나 가끔씩 나도 모르는 뮤지션의 세션소리가 범상치 않을때 그가 있었다. 이도헌 드러머는 툭툭 잽을 날리다가 갑자기 허를 찌르는 로우킥 같은 연주를 구사한다. 그의 드러밍이 재미있는 이유이다. 벌스 중간과 코러스 사이와 같은 대목에서 그는 그냥 평범하게 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튀지 않는다는 사실이 대단한거다. 남미 특유의 통통튀는 바이브를 곡에 맞게 우겨 넣는다. 우겨 넣어도 아프지 않고 참 신통하게 잘 들어맞는다. 십수년 전의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한국 재즈피아니스트인 지나(Gina)의 라이브..
[드러머] 황정관. invisible band master 드러머 황정관을 두고 한국의 데이브웨클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의 연주를 들으면 비니 칼유타가 더 생각난다. 어디서 그가 비니 칼유타를 더 좋아한다고 들은것도 같다. 황정관의 드러밍을 듣다보면 오묘하게 톤이 섞여 있다. 레귤러 그립 특유의 송곳같은 스네어 타이밍과 톤으로 그리는 앙칼진 밑그림이 연주의 핵심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더해 따뜻한 중저음의 심벌과 하이햇이 그 날카로움을 사악 감싼다. 그리고 웅장한 플로어 탐과 스네어를 대체하며 리듬을 만들어내는 스몰탐이 색채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양한 음악으로 영향을 받았나본지 혼재되어 있어서 딱히 스타일을 말하기 어렵다. 유려함 속에서도 강직한 뚝심이 있다. 곡에 대한 명확한 리듬 컨셉이 첫 마디를 듣다보면 알 수 있다. 예..
[드러머] 마커스워십 김현성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교회음악 드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마커스워십의 김현성 드러머를 제일 먼저 꼽고 싶다. 교회에서 스틱좀 두들겨본 사람이라면 그의 드럼 라인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거다. 물론 마커스워십의 찬양 자체가 워낙에 많이 불렸기 때문이겠지만 김현성 드러머가 배치해놓은 리듬과 톤, 필인 아이디어가 대체 불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우리 워십 드럼씬의 최근 10년을 김현성 드러머를 기점으로 전후를 나누고 싶을 정도다. 사실 마커스 라이브 앨범 중에 드러머로서 매력 뿜뿜하는 작업은 초창기 1,2집 정도로 꼽고 싶다(기분좋으면 4집까지?). 아무래도 마커스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넓어지면서 보다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편곡으로 흘렀고 드럼라인도 평범하게 설계한 듯하다. 믹..
[건축,책] <부부 건축가 생존기, 그래도 건축> 전보림, 이승환, 눌와 출판 2019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한 IDRArchitects가 책을 냈다(눌와 출판). 작품집은 아니고 설립자(라고 하면 좀 거창하지만)인 두 부부가 이런저런 글을 블로그에 올린 것을 엮은 것이다. 물론 개인 신변잡기적인 글이라기 보다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제가 건축 '디자인'이 아니라 건축'판'이어서 신선하다. 책의 많은 내용이 저자가 공공건축 입찰에 참여하면서 생기는 우여곡절이다. 그래서 약간은 넊두리성이나 한가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건 구청시청 정부청사 건물이 왜 저렇게 비슷한듯 다른듯 천편일률적인 건지 이해가 가게 되었다는 거다. 짧게 뱉어낸 한숨 속에 공감할 내용들이 곳곳에 있었다. 가령 국립중앙도서관 같이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활발한 시내 중심에 있어야할 공공시설이 왜 서울 시내안에서도..
[책] 시사인의 김은지가 컴백했다. 뉴스공장을 듣는 재미 중에 하나가 사실 저 김은지 기자였었다. 김어준의 압박에도 쫄지않고 대차게 자기 의견을 얘기하던 기자였는데, 2년전인가 돌연 유학간다고 그만두더니 다시 시사인으로 컴백을 했다. 김은지 기자말고도 시사인을 읽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기획기사를 쓰는 곳이 여기 말고는 얼마없기 때문이다. 베끼기식의 기사가 아니라 취재해서 발굴하고 엮어내는 진짜 기사들이다. 그래서 시사인은 세상을 보는 요령을 알려준다. 행간을 짚어준다. 세상보는 설명서라고도 할수 있다.
[책]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앤 북샵페어 2020 온라인 정국이 주는 잇점도 있다. 각종 의미있고 흥미로운 행사들이 웹상에서 치러지는 점이다. 물론 직접 발품팔아 만지고 듣고 접촉하는데서 오는 찐국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감각들도 무뎌지는 듯하다. 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앤북샵페어 2020(Seoul Publishers Table and Bookshop Fair)을 보면서 새로운 온라인 행사의 좋은 예를 보는 듯했다. 이 행사는 독립출판사와 서점 약 250개가 참가하여 11.5~11.11까지 열리는 마켓이다. 여기까지는 다른 페어와 비슷하다. 그러나 SPB2020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을 넘어 출판사, 서점사장, 번역가 등 각종 플레이어들이 호스팅하는 온라인 세션이 북페어만큼의 비중을 차지한다. 언리미티드에디션과 같은 단순한 장터와는 다..
[책] 언리미티드 에디션 2020 온라인으로 개최한 언리미티드 에디션 2020의 웹페이지를 방문했다. 독립출판 씬의 엑스포? 정도라고 하자. 그만큼 한자리에서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볼 수 있는 자리이다. 부스사이의 비좁은 길을 부비적 뚫고 지나가는 재미는 사라진 온라인 행사였지만, 꽤 흥미로웠다. 시간을 내어서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고 싶은 책들도 많이 보였다. 이번에는 새로 나온 시청각 4호와 브로드컬리의 새로운 프로젝트인 라이프타임워크의 2호를 구매했다. 하필 들어간 날이 주문 마지막날이라 여러 책들을 돌아볼수 없어서 아쉬웠다. 주최측은 짧은 판매기간이 끝나자 얄짤없이 책 판매 사이트를 닫았고, 아쉽게나마 남겨둔 각 퍼블리셔들의 웹사이트를 몇개 돌아다니는데서 만족해야 했다. 오는 10.27~29 기간에는 프린트를 판매한다고 한다. 뭘 파..
[음악] Dancehall Crashers 여성듀오 스카펑크 밴드. 여름인데다 체력도 떨어지는 요즘이라 그런지 달달한것도 땡기고 음악도 방방거리는 게 끌린다. 그중 하나가 Dancehall Crashers(DHC)인데 브루클린 캘리포니아 출신의 여성 듀오 보컬을 앞세운 스카펑크 밴드로 얘네 없었으면 이 여름 어떻게 보냈을까 싶다. 최근에 활동을 하지 않아서 유투브에 업로드 되어있는 House of Blues 라이브 실황을 듣고 있는데 공식적인 가장 마지막 라이브앨범인 것 같다. DHC의 두 보컬은 숨하나 어긋나지 않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이게 DHC를 듣는 묘미였다. 낮은 음역대와 높은 음역대를 전담하는 각 보컬의 화음과 음색 그리고 그 둘이 섞여져서 나오는 또다른 조화가 기가 막히다. 펑크지만 일명 쿵딱쿵딱하는 더블타임으로 달리지만은 않는다. 코러스는 따라 부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