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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시청각이 다시 문을 열었다. 얼마전에 닫았다고 한 시청각이 시청각랩(AVP Lab)으로 새로 이름짓고 문을 열었다(이전글 링크). '오피스 형태의 전시공간'이라는 새로운 컨셉이었다. 가보지는 못하고 네이버 지도로 살펴보니 완전 주거지역이다. 거리보기로 쭉 살펴보는데 왠지 생경했다. 사실 내 취향이긴 하다. 갑툭튀한 정체모를 공간이 자아내는 낯선느낌이 거리를 좀 활기차게 할때가 있다. 시청각도 그런 느낌일 것이다. 시청각의 문서활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조용한 동네환경에서 더 많은 문서가 쑴풍쑴풍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시작가들을 완전 젊거나 완전 노년이거나 한 작가들을 다시 다뤄줬으면 좋겠다. 전시 작가들을 보면 미술 비평가들이 사랑할법한 작가들만 모아놓은 느낌이 들기때문에 좀 정형화된 감이 없지않은데, 시청각의 시각으로 재해석..
Ways of Curating |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 지음 | 아트북프레스 출판 요즘 미술판에서 큐레이터의 위치는 어느정도인지 궁금했다. 사실 의미가 없는 말일 수도 있다.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접근에 대한 장벽이 거의 무너진 지금, 서로가 쏟아지는 작업들을 재배열하는데 짱이라고 발벗고 나서는 것 같이 보이고 (미술관의) 큐레이터는 왠지 느려보인다. 이 책("Ways of Curat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터 되기")을 보고 나니 큐레이터는 느려보여서 뒤처지는 게 아니라 작업 자체가 느린 직종이구나 싶었다. 큐레이터라는 직종이 거대한 줄기도 봐야하고, 나뭇잎새와 심지어 잎사귀에 그려진 눈금까지 봐야하는 이야기꾼이 되려면 찾아볼 일도 많고 만나야할 사람도, 찾아봐야할 자료도 많기에 전시 준비에 들이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다른 큐레이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책에서 흥미로..
[stuff] 스케이트 보드 연습 일주일 스케이트보드를 지른지 2주가 지났다. 5월초 황금연휴 일주일 동안 동네공원과 처가에도 들고가서 하루에 한번 이상은 연습한 결과, 이거 꽤 괜찮은 운동이자 취미활동이 될 것 같다. 일단 하체 운동이 장난 아니다. 점프와 발목 스냅, 구르기, 차기가 기본동작이라 쉴새없이 하체를 놀리는 운동이다. 몇번 안 탄것 같은데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일단 운동량에서는 합격! 두번째로는 완전 도딲는 운동이다. 혼자 꼼지락 하기 좋아하는 나하고 잘맞는다. 트릭 연습을 위해서는 잡생각 제로 상태의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된다. 끊임없는 연습과 반복 숙달이 되어야만 점프 한번 뛸 수 있게 된다(현재로서는 점프는 고사하고 앞으로 나가는 것도 감지덕지). 성취감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과 궁합이 잘맞는 운동이다. 서브컬쳐에서 스케이트..
[브롬톤] 일산 경의선 자전거길 투어 고양 아람누리에 갈 일이 있어 브롬톤을 가지고 경의중앙선 일산역-풍산역까지를 연결하는 자전거길을 타고 가봤다. 산책로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고 차도와 완전 분리되는데다 그 옆에 기차가 지나가고 있어 운치도 제법 있다. 물론 한강자전거 도로와는 달리 군데군데 신호등도 있고, 길이 끊어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쉬엄쉬엄 가기에는 매우 만족스럽다. 일산 자체가 길이 반듯하고 평지가 많아서 어딜가나 자전거 타기는 좋기 때문에 딱히 문제될 건 없다. 고양에 최근 한강 철책선을 자전거길로 개조하는 등 자전거 환경은 좋아지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생활 속에 자전거를 위한 인프라는 그닥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은 자전거를 생활 교통수단이 아니라 레저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건가? 왜 자꾸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교외..
[stuff] 스케이트 보드를 질렀다 요즘 뭔 바람이 들었는지 스케이트 보드에 꽃혀서 덜컥 트릭용을 구매해버렸다. 뼈가 더 노쇠해지기 전에 질러버렸다. 보드는 이태원의 투사 Tussa Skateboard에서 샀다. 투사는 이태원 초입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격인 샾으로, 스케잇보드 구매를 한 사람에게는 일요일에 무료강습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보드는 추천에 따라 발 사이즈(280mm)에 맞게 8.25인치 컴플릿 제품으로 미국의 Black Market 데크로 했다. 초보는 브랜드 따지지 말고 믿을만한 샵에서 판매하는 컴플릿이 무난한 선택이라더라. 강의는 널려있는 유투브 자료를 참고했다. 유투브 만세를 부를수 밖에 없는 값진 강좌가 많다. 프로 보더들의 베스트 영상보다는 초보들이 자빠지고 넘어지는 강습영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그래봤짜 이..
[사진가] 김재훈, 곽기곤 김재훈과 곽기곤 사진작가를 월간사진 2020년 4월호에서 발견했다. 이 둘 모두 GQ에서 사랑할 법한 이미지였다(실제로도 GQ와 다수 작업을 한것으로 보인다). 트렌디한 이미지와 자기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상업사진가들이었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윌리엄 이글레스톤, 스티븐 쇼어, 마틴파, 볼프강 틸먼스나 라이언 맥긴리의 스펙트럼 안에 있어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사진은 두 눈을 '번쩍'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시선과 콘탁스 G 시리즈의 개성을 십분 살린,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잘 구현하고 있었다. * 곽기곤 작가는 최근에 사진전문 출판사인 이라선에서 단행본(출판 관련 북토크 링크)도 펴내고 , 을지로에 있는 n/a 갤러리에서 개인전(전시 리뷰 링크)을 하면서 좀더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점이 반갑다.
[stuff] Palomino Blackwing 연필 팔로미노 블랙윙(Palomino Blackwing) 이란 연필을 어디서 선물받아서 쓰고 있는데 첫 느낌은 묵직한 것이 좀 부담스러웠다. 앞에 서있기 좀 부담스러운 짙은 화장이라고나 할까. 블랙 바디에 황금색 로고와 지우개 홀더는 위압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연필이 다 떨어져서 어쩔수없이 이 연필을 쓰기 시작했는데, 쓸려고 마음먹으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한 3개월 지난 지금은 다른 연필은 심심해서 못쓰겠다. 스태들러 134-HB와 같은 보급형 모델과 비교를 해서 그럴 수는 있을 것이다. 묵직하게 깔려가는 고급세단이나 걸죽한 보성 김치의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 연필이다.
[드러머] 빌리 마틴 Billy Martin 빌리마틴의 드럼을 처음 접한 것은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의 A Go Go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스코필드가 빌리 마틴이 속했던 재즈-펑크 트리오 Medeski Martin & Wood(이하 MMW)와 콜라보로 출시했는데, 명확한 테마와 리듬이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즐겨듣는 앨범이다. 사실 스코필드나 MMW 누구의 이름을 건 앨범이라도 수긍이 되었을 만큼 두 아티스트간의 기여도는 50:50이었다. 그만큼 케미가 좋았던 작업이라고 본다. 세상 내려놓은 듯이 힘빼고 치는 듯한 울림이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보면 매력이 없다고 할수 있는 평범한 소리였는데 이상하게 여운이 남았다. 공명을 최소화한 듯한 땡글거리는 탐과 페더링과 비슷한 강도로 밟는 베이스 드럼은 흔한 드러머의 존재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브롬톤] 오랜만에 서울 라이딩 오랜만에 브롬톤으로 서울 라이딩에 나섰다. 그래봤자 점심과 퇴근시간을 활용한 한시간 반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도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출퇴근은 지하철로 해야했으니 이래저래 브롬톤이 최적의 교통수단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어반 라이딩 코스를 뽑으라면 서울 시청-서울역-용산을 연결하는 길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것이다. 원체 왕이 행차하는 길이라 그런지 길이 평평하고 시원하게 뚤려있다. 게다가 인도쪽 도로에 정차해놓은 차량이 많아 차들이 진입 자체를 하지 않아 도로 라이딩도 수월하다. 버스로 25분 걸릴 길을 10분만에 주파하는 쾌감도 맛봤고, 돌아가면서 용산 미군기지 인근을 슬렁슬렁 돌면서 동네구경도 했다. 브롬톤으로 점심시간에 서울 구경을 하면 왠지 모르는 뿌듯함..
[미술책] 예술가의 공부, 벤 샨 지음, 유유출판사 미술작가들이 쓴 책의 효용은 아무래도 그들의 입장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벤 샨이라는 미국 작가가 1956년에 하버드대학에서 했던 강의록인데, 지금까지 출판되고 있다는 말은 지금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다는 말이겠다. 물론 읽는 내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빌려본 책인데 사서 두고두고 읽고 싶다. 유유 출판사가 책을 펴냈다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확실히 유유출판사의 책고르는 안목과 무려 65년전 강의를 산뜻하고 무겁지 않게 요즘 감각으로 풀어내는 손맛은 가히 국내 탑급이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번역도 한몫했다. * 이 글을 고쳐쓰는 '24년 1월 현재 유유 출판사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이 책이 이제 곧 절판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