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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ff] 스케이트 보드를 질렀다 요즘 뭔 바람이 들었는지 스케이트 보드에 꽃혀서 덜컥 트릭용을 구매해버렸다. 뼈가 더 노쇠해지기 전에 질러버렸다. 보드는 이태원의 투사 Tussa Skateboard에서 샀다. 투사는 이태원 초입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격인 샾으로, 스케잇보드 구매를 한 사람에게는 일요일에 무료강습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보드는 추천에 따라 발 사이즈(280mm)에 맞게 8.25인치 컴플릿 제품으로 미국의 Black Market 데크로 했다. 초보는 브랜드 따지지 말고 믿을만한 샵에서 판매하는 컴플릿이 무난한 선택이라더라. 강의는 널려있는 유투브 자료를 참고했다. 유투브 만세를 부를수 밖에 없는 값진 강좌가 많다. 프로 보더들의 베스트 영상보다는 초보들이 자빠지고 넘어지는 강습영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그래봤짜 이..
[사진가] 김재훈, 곽기곤 김재훈과 곽기곤 사진작가를 월간사진 2020년 4월호에서 발견했다. 이 둘 모두 GQ에서 사랑할 법한 이미지였다(실제로도 GQ와 다수 작업을 한것으로 보인다). 트렌디한 이미지와 자기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상업사진가들이었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윌리엄 이글레스톤, 스티븐 쇼어, 마틴파, 볼프강 틸먼스나 라이언 맥긴리의 스펙트럼 안에 있어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사진은 두 눈을 '번쩍'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시선과 콘탁스 G 시리즈의 개성을 십분 살린,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잘 구현하고 있었다. * 곽기곤 작가는 최근에 사진전문 출판사인 이라선에서 단행본(출판 관련 북토크 링크)도 펴내고 , 을지로에 있는 n/a 갤러리에서 개인전(전시 리뷰 링크)을 하면서 좀더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점이 반갑다.
[stuff] Palomino Blackwing 연필 팔로미노 블랙윙(Palomino Blackwing) 이란 연필을 어디서 선물받아서 쓰고 있는데 첫 느낌은 묵직한 것이 좀 부담스러웠다. 앞에 서있기 좀 부담스러운 짙은 화장이라고나 할까. 블랙 바디에 황금색 로고와 지우개 홀더는 위압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연필이 다 떨어져서 어쩔수없이 이 연필을 쓰기 시작했는데, 쓸려고 마음먹으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한 3개월 지난 지금은 다른 연필은 심심해서 못쓰겠다. 스태들러 134-HB와 같은 보급형 모델과 비교를 해서 그럴 수는 있을 것이다. 묵직하게 깔려가는 고급세단이나 걸죽한 보성 김치의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 연필이다.
[드러머] 빌리 마틴 Billy Martin 빌리마틴의 드럼을 처음 접한 것은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의 A Go Go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스코필드가 빌리 마틴이 속했던 재즈-펑크 트리오 Medeski Martin & Wood(이하 MMW)와 콜라보로 출시했는데, 명확한 테마와 리듬이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즐겨듣는 앨범이다. 사실 스코필드나 MMW 누구의 이름을 건 앨범이라도 수긍이 되었을 만큼 두 아티스트간의 기여도는 50:50이었다. 그만큼 케미가 좋았던 작업이라고 본다. 세상 내려놓은 듯이 힘빼고 치는 듯한 울림이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보면 매력이 없다고 할수 있는 평범한 소리였는데 이상하게 여운이 남았다. 공명을 최소화한 듯한 땡글거리는 탐과 페더링과 비슷한 강도로 밟는 베이스 드럼은 흔한 드러머의 존재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브롬톤] 오랜만에 서울 라이딩 오랜만에 브롬톤으로 서울 라이딩에 나섰다. 그래봤자 점심과 퇴근시간을 활용한 한시간 반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도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출퇴근은 지하철로 해야했으니 이래저래 브롬톤이 최적의 교통수단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어반 라이딩 코스를 뽑으라면 서울 시청-서울역-용산을 연결하는 길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것이다. 원체 왕이 행차하는 길이라 그런지 길이 평평하고 시원하게 뚤려있다. 게다가 인도쪽 도로에 정차해놓은 차량이 많아 차들이 진입 자체를 하지 않아 도로 라이딩도 수월하다. 버스로 25분 걸릴 길을 10분만에 주파하는 쾌감도 맛봤고, 돌아가면서 용산 미군기지 인근을 슬렁슬렁 돌면서 동네구경도 했다. 브롬톤으로 점심시간에 서울 구경을 하면 왠지 모르는 뿌듯함..
[미술책] 예술가의 공부, 벤 샨 지음, 유유출판사 미술작가들이 쓴 책의 효용은 아무래도 그들의 입장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벤 샨이라는 미국 작가가 1956년에 하버드대학에서 했던 강의록인데, 지금까지 출판되고 있다는 말은 지금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다는 말이겠다. 물론 읽는 내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빌려본 책인데 사서 두고두고 읽고 싶다. 유유 출판사가 책을 펴냈다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확실히 유유출판사의 책고르는 안목과 무려 65년전 강의를 산뜻하고 무겁지 않게 요즘 감각으로 풀어내는 손맛은 가히 국내 탑급이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번역도 한몫했다. * 이 글을 고쳐쓰는 '24년 1월 현재 유유 출판사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이 책이 이제 곧 절판이 된다고 한다.
[전시] 아트바젤 홍콩 온라인 페어 Art Basel HongKong 2020 아트바젤 홍콩이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개최했다(링크). 나로서는 처음보는 시도인데다 해외 3대 아트페어라는 아트바젤을 직접 참관할 수 있는 기회라서 기대를 많이 했다. 한 두어시간 돌아다니고 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각 갤러리당 최대 10점을 제한한 듯, 이 이상의 출품작을 볼수는 없었는데 확실히 우리나라 KIAF와는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작가군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좋은 구경 진짜 많이 했다. 우리나라 갤러리도 꽤 많이 참여를 했는데, 우리나라 작가로만 채운 PKM이 인상 깊었다. 다른 갤러리들은 대표 소장 외국 작가의 작품과 한국 작가를 적절히 섞었는데, PKM처럼 젊은 작가들을 주로 출품한 갤러리는 없어보였다. PKM의 자신감이 돋보였다. 다른 특이한 우리나라 갤러리는 Gallery Bato..
[미술책] 셰어미, 미팅룸 지음, 스위밍꿀 출판 - 2 셰어미는 한권의 방대한 공공미술 레퍼런스 북이다. 시간이 없다면 책 뒷면을 펼치고 각 장에 소개한 공공미술 플랫폼, 기관, 작가, 웹사이트, 도서 목록을 하나씩 훓어봐도 좋겠다(하나씩 찾아보면 그게 더 시간걸릴 수 있다). 이 책은 미팅룸이라는 이름으로 느슨하게 얽혀서 활동하는 큐레이터들의 시각으로 공공미술 정책을 해석하고 정리하고 있다. 물론 영국과 미국쪽에 한정이 되어있긴 하지만, 공공미술에서 선두주자 격인 나라들이라 충분히 대표성은 있어 충분히 자료적으로 가치가 높은 책이라고 본다. 이 책은 구체적인 수치를 들지는 않지만 영국과 미국 정부가 길거리에서 스쳐지나가는 공공미술작품에 어마어마한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예산의 규모보다 더 부러웠던 것은 정부의 의식수준이..
[미술책] 리 컬렉션, 이종선 지음, 김영사 출판 리컬렉션은 이병철과 이건희의 미술 컬렉션을 담당했던 이종선이라는 분이 지은 책이다. 삼성측과 협의를 마치고 출판한 책이라고 하니 어느정도는 가공이 있었겠지만, 인사이더로서 삼성가의 컬렉션 취향을 일부 드러내고 있어 흥미로웠다. 삼성은 리움과 호암미술관 등과 같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음양으로 국내 예술쪽에 끼친 영향이 상당할 거라 본다. 최고 명품에 대한 일종의 집착같아 보이는 삼성가 사람들의 취향은 "국보 100점 프로젝트"와 같이 여타 기업과는 스케일이 다르다(저 프로젝트의 이름은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있다. 왠지 그로테스크하게 들린다.) 리움 역시 미술 소비시장으로서 매력이 있어보일 것 같지 않은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핫한 아티스트들을 불러들이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이..
[미술책] 슈퍼컬렉터, 이영란 지음, 학고재 출판 기자가 쓴 미술책이라 그런지 매우 정갈하다. 이 책은 엄연히 말하자면 미술책이라기 보다는 '미술시장'에 대한 책이다. 누군가 이 책에서 다룬 컬렉터를 미술시장의 꽃이라고 한다면 난 동의할 것이다. 콜렉터만큼 미술과 미술시장, 초심자에서 매니아, 전문가 할것없이 모두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플레이어가 있을까? 이들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매체이다. 나로서는 이들을 통해 다양하게 미술을 즐길 수 있어서 이들의 존재가 감사하다. 컬렉터가 내게 주는 가장 큰 효용은 이들의 수집 리스트를 통해 작가 레퍼런스가 넓어진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슈퍼컬렉터 반열에 들어선 이들이 사들이는 미술작품은 특정작가군 안으로 수렴한다는 점이 함정이긴 하지만, 가쉽성 읽을거리도 재미가 쏠쏠하고, 이들의 통큰 기부와 문화기여 활동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