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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1945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 김영나, 미진사 미진사에서 아직도 미술책이 나오나 싶었다. 미진사는 헌책방(중고서점보다 헌책방이 더 어울린다)의 미술코너에 가면 꼭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미술시리즈를 통해 접해왔다. 한 길만을 쭉 판다는 것은 참어렵고, 특히 미술분야 서적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미진사가 밟는 길을 응원한다. 저자인 김영나 역시 이런저런 저서를 통해 이름이 익숙한 학자로 이번 저서를 통해 의미있는 족적을 또 하나 남겼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세련된 도판과 디자인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요즘 저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차였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아카이빙에 익숙한 학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현황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비평가적인 학자라면 그 속에 무언가 자기만의 해석을 입혔겠지만 이 책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
[드러머] 황정관. invisible band master 드러머 황정관을 두고 한국의 데이브웨클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의 연주를 들으면 비니 칼유타가 더 생각난다. 어디서 그가 비니 칼유타를 더 좋아한다고 들은것도 같다. 황정관의 드러밍을 듣다보면 오묘하게 톤이 섞여 있다. 레귤러 그립 특유의 송곳같은 스네어 타이밍과 톤으로 그리는 앙칼진 밑그림이 연주의 핵심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더해 따뜻한 중저음의 심벌과 하이햇이 그 날카로움을 사악 감싼다. 그리고 웅장한 플로어 탐과 스네어를 대체하며 리듬을 만들어내는 스몰탐이 색채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양한 음악으로 영향을 받았나본지 혼재되어 있어서 딱히 스타일을 말하기 어렵다. 유려함 속에서도 강직한 뚝심이 있다. 곡에 대한 명확한 리듬 컨셉이 첫 마디를 듣다보면 알 수 있다. 예..
[사진] 유르겐 텔러 Juergen Teller의 최근 W 사진시리즈 유르겐 텔러가 패션잡지 W와 콜라보하여 2021.2에 발표한 특집호 사진이 논란거리라는 소식을 시사인 기사를 통해 접했다. 너무 못찍었다는 얘기였다. 2020년도에 문화, 분야별 베스트 수록된 유르겐 텔러의 사진은 분명 그의 베스트는 아니었다. 그러나 자조적인 블랙유머가 꽃혔을때 나오는 통쾌함이 있었다. 패션사진은 이래야돼라는 어떤 고정관념을 대상으로 빅엿을 날리는 것같았다. 잘보이기 위해, 옷에만 모든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그리고 잘 찍었음을 뽐내고 싶어하는 이미지의 전쟁터같은 패션사진 판에 유르겐 텔러가 "힘좀 빼 이xx들아~" 라며 슬쩍 들이미는 사진같다. 나름대로 2020년에 잘나간 22명의 모델들은 럭셔리한 스튜디오와 정교하게 제작된 배경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간 곳은 LA 길바..
[SKB] 같이 타면 좋은점... 좀 더 덜힘들게 재밌게 탈수있다. 스케이트보드 까페에서 동네 사람을 만나 같이 탔다. 40대이상 초보 아재들 셋이 모였고 그래서 오래 타지는 못했지만, 혼자 탈때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탔다. 스케이트보드 특성상 혼자 연습을 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누군가 옆에서 보드 굴러가는 소리 내주면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동병상련이란게 이럴때 쓰는 말이구나 절실히 알게 된다. 영상보면 다들 모여서 타는 게 이해가 간다. 서로 잘 알지못해도 연습하는게 성공하면 다같이 기뻐해주는 그런 분위기 역시 저절로 만들어진다. 나는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알리를 곁다리로 하고 잡기술을 중심으로 하다가 심심하면 알리로 돌아가는 방법을 사용했다. 확실히 알리만 하는 것보다는 재미있다. 스스로 커리큘럼을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다.
[전시] 화랑미술제 2021 매번 KIAF 티켓을 보내주는 선배덕에 이번에는 화랑미술제를 구경갔다. 화랑미술제는 KIAF 보다 규모도 작은데다 국내 화랑만 참가하는 행사라 발길이 끌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KIAF가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열렸나? 여튼 그림본지도 오래되어서 오랜만에 아이들 그림구경 시켜주고 싶어서 다녀오게 되었다. 마지막 날인데다 코로나 여파로 한적하게 그림구경하겠지 느긋하게 생각했었다. 우리끼리 또 유유자적 하겠구만 싶었는데 왠걸 거의 KIAF 급으로 늘어선 입장줄에 깜짝 놀랐다. 사람들도 거의 치이다 싶을정도로 많았다. 다음날 신문에 기사좀 뜨겠는걸 싶었다.(아니나 다를까 작년 매출의 2배인 72억원을 판매했단다) 두번째 놀란 것은 생각보다 그림이 볼만한게 많았다는 점이다. 단색화 화가의 그림을 ..
[미술] 서울스퀘어의 줄리언 오피 그래픽 서울역 앞을 병풍처럼 가로막고 남산을 가리는 서울스퀘어를 보다보면 어쩜 저렇게 주변하고 어울리지 않게 도드라져 보이는지 그렇게 지을라고 해도 못짓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위압적이고 어색해보이는 모습이 이유 모르게 정이 안가는 건물이다(관련 기사 역시 평가에 박하다). 그럼에도 이 건물이 하나 주는 즐거움이 있으니 병풍처럼 펼쳐진 광활한 평면을 스크린 삼아 저녁때가 되면 멋진 작품들이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대표적인 작업은 2009년에 설치된 줄리언 오피(Julian Opie)의 그래픽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유독인지 몰라도 그의 그림은 상업용 빌딩과 아트페어에서 많이 보인다. 그래서 매우 식상하긴 하나 서울스퀘어의 작업은 볼때마다 신선하다. 퇴근길에 움직이는 줄리언 오피의 작업은 여유없이 바삐사는 우리의..
[건축/책] 탈피, 이중용, 픽셀하우스 정림건축이 주최한 건축 웨비나인 원맨원북에 참석했다. 인기가 매우 많은 행사라 겨우 입장했다. 건축잡지 「와이드AR」의 편집장을 지낸 이중용님이 쓴 '탈피'라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약 90여명의 사람들이 신청했는데 얼마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가 하는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다. 수십년간 쌓이고 농축된 생각들이 쏟아져 내려오느라 모두 담고 공감하기에는 내가 너무 몰랐다. 그저 에디터로서 자조감, 자부심, 애정 등등 직업인이 가지는 여러 감정을 공감하는것이 더 의미있었다. 그리고 독서매니아이자 글쓰는 사람으로서 그가 보여주는 태도들에서 배울점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 항상노트를 두고 인상깊은 말을 필사한다는데 그게 분량이 상당하단다. 줌으로 나도 몇가지 질문을 했는데 생각의 지평이 확..
[미술] 삼성 이건희 회장 소장품 가격 감정중 삼성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미술품을 감정한다는 기사가 떴다(링크1, 링크2). 호암미술관, 리움 등 공개한 작품을 제외하고 별도로 개인이 소장한 작품만 가치가 조단위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술품 평가를 왜 지금하는지 속사정은 잘 모르겠다. 그저 아쉬운 점은 이재용이 삼성의 최고경영자로 등판하기 시작하면서 이병철-이건희로 이어졌던 미술사랑은 플라토의 폐관, 이건희의 부인인 홍라희의 리움 관장 사퇴(2017년) 등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관련기사 1, 관련기사2). 그동안 스물스물 연기로만 피어오르더니 이번 미술 가치평가를 통해 본격적을 점화되지 않을까한다. 불은 한번 붙기 시작하면 겉잡을수 없으니 어디까지 태울지 지켜봐야 할 것같다. * 미술평론가 임근준이 정리한 삼성관련 이슈들..
[책]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10권 작년에는 꾸준히 많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올해에도 독서는 계속될 것이다. 얼마전에 팔로우하는 블로거가 책을 왜 읽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하는 글을 봤다. 결론은 머 그냥 자기가 좋아서 읽는 걸로 났다. 나 역시 동감한다. 책을 통한 지적 만족, 살아있는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책을 읽기 위해 내 스스로를 정돈하고 그 분위기 속에 들어가는 것도 좋아하며, 하다못해 책장을 넘길때 뒤적일때 무언가 찾아보는 데서 오는 스릴을 즐기기도 한다. 단순히 읽고 섭취하는 것 이상의 복잡한 유흥거리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물건으로서 책을 좋아하기도 한다. 책은 훌륭한 인테리어 도구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사온 집에 죽어가는 공간을 책으로 살리는 경험을 했다. 적은 수납공간에서 오는 문제도 해결했다. 방출위기의 책을 구한..
[드러머] 마커스워십 김현성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교회음악 드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마커스워십의 김현성 드러머를 제일 먼저 꼽고 싶다. 교회에서 스틱좀 두들겨본 사람이라면 그의 드럼 라인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거다. 물론 마커스워십의 찬양 자체가 워낙에 많이 불렸기 때문이겠지만 김현성 드러머가 배치해놓은 리듬과 톤, 필인 아이디어가 대체 불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우리 워십 드럼씬의 최근 10년을 김현성 드러머를 기점으로 전후를 나누고 싶을 정도다. 사실 마커스 라이브 앨범 중에 드러머로서 매력 뿜뿜하는 작업은 초창기 1,2집 정도로 꼽고 싶다(기분좋으면 4집까지?). 아무래도 마커스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넓어지면서 보다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편곡으로 흘렀고 드럼라인도 평범하게 설계한 듯하다. 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