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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어노인팅예배캠프2018 요즘 많이 듣는 찬양으로 최근 음원차트에서도 순위가 높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들리는 곡 선정과 편안한 사운드, 참 잘만든 앨범이다. 누구나 구현해내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최근 영미권에서 많이 불리는 찬양, 전통찬송가, 복음성가 모두 잘 혼합되어 있다. 편집도 세련되면서도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아 찬양에 집중을 흐트려뜨리지 않고 살린다. 단 이 앨범을 포함한 우리나라 워십실황 앨범에서 아쉬운건 딱한가지. 한결같이 후보정을 많이 했는지 라이브의 느낌이 많이 죽고 실황같이 들리지 않는다는 점. (마커스도 초창기 앨범을 제외하고 갈수록 후보정 냄새가 많이 난다. 나만그런건가?) 원판만 라이브로 녹음하고 나머지는 보컬입히고 노이즈 깎아내고 한 느낌이 든다. 특히 서브보컬의 화음이 왜그렇게 하나같이 부..
[책]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이유, 문학동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제목이 흥미를 끌어서 집어든 책이다. 블로그에 포스팅하려 출판사를 보니 문학동네이다. 역시, 문학동네의 큐레이션은 믿고보는 것이 정답이다. 목차가 괜찮아서 읽다보니깐 역대급이다. 자서전의 재미는 역사라는 큰 이야기 속에 적당히 사적인 개인의 이야기를 읽는 맛이다. 이 책은 그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이유"의 저자는 2000년 중후반 호황의 절정과 추락의 최저점을 경험한 내부자로, (아직 책의 중반밖에 읽지 못했지만) 당시 그곳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서술하고 있다. 의연한듯 객관적인듯 상당히 세련되게 골드만삭스를 까고 있다. 미국 저자들의 전형적인 젠틀한 서술이 돋보인다. 그러나 치부를 숨기지는 않는 고도로 정제된 언어들이 선택되어 당시 상황을 전한다. ..
[책][영월] 동아서점 영월에는 "동아서점"이 있다. 20년전 학교 다닐때 보던 전형적인 서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최근 서점이라고 간판을 단 곳이라면 저마다 모양새가 개성이 넘치는 상황이라, 오히려 이런 모양새의 서점이 더 개성이 있어 보인다. 산책겸 앞을 지나갔는데 이런 서점이 없어지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이 불현듯 들었다. 일단 책을 사자하고 들어갔다. 참고서로 3면이 가득찬 서가의 일부가 비참고서 서적이었다.신간위주의 가벼운 읽을거리나 학생을 겨냥한 고전문학, 역사서적이 대부분이었다. 몇번이고 읽고싶은 책을 찾았으나 당최 발견할수 없었다. 출판사 서포트를 위해 유유출판사의 책과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집 중 한권을 골랐다.
[미술] 김겸, 시간을 복원하는 남자, "문학동네"가 출판하는 자서전은 내용과 디자인이 트렌디하면서도 본질적인 흥미와 진지함을 고루 갖추고 있어 일단 덮어놓고 열어보는 편이다. 이번에 읽은 미술복원전문가 김겸의 "시간을 복원하는 남자" 역시 그 중 하나였다. 문장과 내용, 그리고 저자의 진정성 모두 마음에 착 다가왔다. 관심있는 미술분야라 그런지 재미도 있었다. 전통문화재, 이한열 열사의 부스러진 운동화, 백남준의 TV 모두 복원가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은 없었다. p.s. 1. 얼마전에 청계천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크리스 올덴버그의 "스프링" 작업에서 전에 없던 광이 번뜩이는 것을 보고 상쾌함을 느낀적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일을 복원전문가가 하는구나 알았고, 김겸 복원가도 여기에서 일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2. 김겸의 yes..
[미술책] 미술평론가 김장언 "불가능한 대화-미술과 글쓰기" by 미디아버스 저자는 이 책 서두에 미주와 각주가 불필요한 글쓰기를 실험했다고 밝혔다. 내가 보기엔 충분히 그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보인다. 어설프게나마 무슨말을 하려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몇년간 미술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글모음집이다. 요즘 미술평론가들에게 유행처럼 번지나본지 속속들이 비슷한 유형의 글모음집이 나오고 있다. 미술평론쪽에서 요새 몇년간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벌어진건지 아니면 평론가의 저작활동이 활발해진건지, 내가 유난히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다만, 평론가들의 저서들이 많아지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물론 대부분의 책들이 평론가들의 글모음집이라 머랄까 특정 주제에 대해 긴 호흡을 가진 책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는 하지만, 개별 평론가들이 대표글이라 자평하는 글만 보는 것 역..
[드러머] 지미 챔벌레인 Jimmy Chamberlin 스매싱 펌킨스는 시애틀 4대 천왕과는 차별화된 음악을 보였었다. 음악 스펙트럼이 확실히 넓었다. 물론 그것은 프론트맨 빌리코건에서 비롯된 것이었겠지만 그것을 음악적으로 구현한 핵심 공신은 드러머인 지미 챔벌레인이었다. 빌리 코건이 작곡하면서 떠올리는 분위기와 이미지를 챔벌레인이 그대로 구현하는 느낌을 받는다. 재즈 드러머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적당히 공명감있는 튜닝과 다양한 스네어 톤, 그리고 탐탐의 멜로디를 적극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그야말로 스매슁 펌킨스의 음악을 고급지게 만들고 있다. "Set the ray to jerry"라는 b-side곡이 개인적으론 대표적이라 생각한다.
[미술] 윤원화 신간 "그림 창문 거울"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술비평가 중에 한명인 윤원화의 신간이 나왔다. 작년 10월말에 나온 책이라 몇개월 지났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신간 소식을 보게 되었다.윤원화 비평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이 리서치에 근간하여 빡빡하면서도 사람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를 처음 접한 것은 "1002번째 밤: 2010년대 서울 의 미술들"이었는데, 요즘 미술에서 지역적인 특색은 이제 의미없지 않나하는 당시 선입견을 깨부순 책이었다.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술이 요즘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윤 비평가가 보여주는 집중력과 리서치의 힘이 매우 강렬히 느껴졌었다. 그것은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서는 관심과 직업적인 정성으로 읽혔다. 그렇기 때문에 좀 건조해 보이는 문체 너머에서 아주 약간의 따뜻함을 감지할 수 있었..
[출판사] 유유 출판사 최근에 제목만 딱보고 집은 책 중 두권이 유유 출판사이다(링크). 모두 책에 관련된 책이다. 책읽기도 좋아하거니와, 책이라는 물건도 좋아하니 유유 출판사의 책들이 마음에 든다. 산뜻한 책디자인과 손에 딱 잡히는 크기(윽.. 좀더 작은 헤비츠 북커버가 땡긴다), 쉽고 공감가는 사람내음 가득찬 내용들 모두 좋다.
[전시]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숲 회사에서 구정 전날이라고 기적같이 일찍 끝내줬다. 끝내줬다!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무작정 갤러리가 있는 삼청동으로 걸어갔다. 갤러리 구경만을 위해 삼청동에 걸어간게 몇년만인가 싶었다. 오늘 코스는 국립현대-아트선재-현대디자인뮤지엄으로 잡았다. 이런저런 재밌는 구경을 알차게 한 투어였는데 그 별미는 최정화의 전시(링크)였다. 단연코 끝장났다. 최정화 작가의 작업을 단독전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플라스틱 바구니와 자질구레한 돌멩이, 그릇과 같이 사실 눈에 치이지도 않는 하찮은 소품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탑을 만들어 전시한 작업들을 한눈에 보고 있으니 이게 바로 스펙타클이구나 싶었다. 스펙타클이란 것이 꼭 무지막지하게 압도하는 크기가 아니어도 같다가 붙일 수 있는 말이었다. 모르겠다. 왜 꼭 그 단어가 ..
[전시]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생각없이 들어간 미술관 산책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다(전시링크). "1980년대 뉴욕 미술"이란 말을 들을 때 생각나는 그런 감성을 잘 재현했다. 전시 디스플레이와 큐레이팅이란 것이 이런건가 싶었다. 국내경제 호황을 비롯하여 정치경제적으로 거칠 것없이 치고 나가는 (그래서 오만해지기 시작한)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한 작가들의 에너지가 내게는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개별작가들의 작업 역시 매우 흥미로웠다. 이들의 회화를 보니깐 요즘에 많이 보이는 본격적으로 사적인 개인사를 까발리는 스타일이 이때부터 꿈틀거렸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