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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은미래"전 by 서울시립미술관(1/n) 회의 핑계로 시간이 좀 남아 시립미술관에 들렸다. 시립미술관은 일단 믿고 본다. 전시기획만 하는 학예사들이 정성들여 준비하는데다 동시대 미술을 주력으로 새로운 얘깃거리를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보인다. 이번에 포스터를 보니 "안은미래"라는 제목이었다. 머리를 스스로 삭발하면서 해학스레 웃는 한 여자가 있었다. 키치적인 포스터로 뭔가 심상치않았다. 음... 작정을 많이 한 전시구나. 실제 들어가 봤는데 포스터만큼의 흡입력이 있었다. 큼직한 전시 구성역시 인상적이었다. 전체 전시의 몸뚱이는 세개로 보였다. 천장에 무대의상을 매달아 만들어 놓은 장치를 몸을 굽혀 들어갔다.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들어가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뭐야이건 하면서 좀 쫄리는 기분이 들었다. 일단 피지컬하게 숙이니깐 어쩔수없는 긴장감이 돌..
[사진] Ian Weldon, I Am Not a Wedding Photographer 마틴파의 전시소식인 줄알고 들어갔는데 낚였다. 마틴파가 설립한 Martin Parr Foundation에서 선정한 Ian Weldon이라는 작가의 전시였다(링크). 얼핏보면 사진의 뉘앙스나 시선, 색감 모두 마틴파의 작업처럼 보였다. 흔히 "결혼식 사진"이라는 말을 들을때 떠올릴 법한 이미지에서 반보쯤은 빗나가있는 그러한 뒤틀림이 딱 마틴파의 목소리였다. "나는 결혼식 사진사가 아니에요"라는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나름 삐딱선을 세우는 작가의 고집이 드러나있다. 귀여운 제목이다.
[책] 봉주르 한국건축 BY 강민희(아트북스) 건축이란 예술행위가 참 멋있다고 느껴지는게, 시각예술과는 달리 그것을 실제 몸으로 누릴수 있다는 점이다. 맨날 보고 만지고 그 안에서 움직이고, 모든 행위가 가능하다. 단순히 액자에 넣고 보는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참 매력적이다. 이번에 "봉주르 한국건축"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낀점이다. 찜질방에서 가져가서 단숨에 스윽 봤는데, 현직 건축가(디자인밴드 요앞의 강민희)가 지은 책인 만큼 문장도 쉽고, 내용도 흥미로웠다. 한국의 주요 건축물을 보기위해 방문한 프랑스 건축가들의 관람기를 그린책이라 그런지 외국 사람들 눈에 비친 한국 건축에 대한 반응이 재미있었다. 물론 대부분이 외국 건축가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 내에서 외국 건축가의 작업이 어떤 케미를 뿜어내는지 역시 한국의 것..
[사진] 서울의 목욕탕 by 6699press 나는 지역성을 담은 문화상품을 좋아하는데 그중에 제일은 서울이다. 서울은 지금보다 더 강력한 문화아이콘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기에 워낙에 힘든 도시니 자부심이라도 있어야 될것아닌가. ㅎㅎ 말은 그렇게 했지만 최근 출장으로 11일동안 외국밥을 먹다보니 한국에 돌아오는 대한항공에 딱 앉는 순간 까지만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한국이, 서울이 최고다. 물론 이사한지 3년째가 되어가는 일산이 살기는 훠얼씬 좋긴하다. 하고 싶은 얘기는 서울에 대해 얘기하는 매체가 은근히 되는데, 그중에 까이에 드 서울 이라는 온라인 매체가 있다. 편집샵인지 미디어인지 정체는 모르겠다만 컨텐츠가 괜찮다. 여기에서 최근 서울의 목욕탕이라는 신간을 소개했다. 사라져가는 서울의 오래된 목욕탕을 사진기록으로 남긴 작업..
[미술책] 미술평론가 김장언 "불가능한 대화-미술과 글쓰기" by 미디아버스 저자는 이 책 서두에 미주와 각주가 불필요한 글쓰기를 실험했다고 밝혔다. 내가 보기엔 충분히 그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보인다. 어설프게나마 무슨말을 하려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몇년간 미술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글모음집이다. 요즘 미술평론가들에게 유행처럼 번지나본지 속속들이 비슷한 유형의 글모음집이 나오고 있다. 미술평론쪽에서 요새 몇년간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벌어진건지 아니면 평론가의 저작활동이 활발해진건지, 내가 유난히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다만, 평론가들의 저서들이 많아지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물론 대부분의 책들이 평론가들의 글모음집이라 머랄까 특정 주제에 대해 긴 호흡을 가진 책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는 하지만, 개별 평론가들이 대표글이라 자평하는 글만 보는 것 역..
[미술] 윤원화 신간 "그림 창문 거울"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술비평가 중에 한명인 윤원화의 신간이 나왔다. 작년 10월말에 나온 책이라 몇개월 지났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신간 소식을 보게 되었다.윤원화 비평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이 리서치에 근간하여 빡빡하면서도 사람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를 처음 접한 것은 "1002번째 밤: 2010년대 서울 의 미술들"이었는데, 요즘 미술에서 지역적인 특색은 이제 의미없지 않나하는 당시 선입견을 깨부순 책이었다.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술이 요즘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윤 비평가가 보여주는 집중력과 리서치의 힘이 매우 강렬히 느껴졌었다. 그것은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서는 관심과 직업적인 정성으로 읽혔다. 그렇기 때문에 좀 건조해 보이는 문체 너머에서 아주 약간의 따뜻함을 감지할 수 있었..
[전시]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숲 회사에서 구정 전날이라고 기적같이 일찍 끝내줬다. 끝내줬다!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무작정 갤러리가 있는 삼청동으로 걸어갔다. 갤러리 구경만을 위해 삼청동에 걸어간게 몇년만인가 싶었다. 오늘 코스는 국립현대-아트선재-현대디자인뮤지엄으로 잡았다. 이런저런 재밌는 구경을 알차게 한 투어였는데 그 별미는 최정화의 전시(링크)였다. 단연코 끝장났다. 최정화 작가의 작업을 단독전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플라스틱 바구니와 자질구레한 돌멩이, 그릇과 같이 사실 눈에 치이지도 않는 하찮은 소품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탑을 만들어 전시한 작업들을 한눈에 보고 있으니 이게 바로 스펙타클이구나 싶었다. 스펙타클이란 것이 꼭 무지막지하게 압도하는 크기가 아니어도 같다가 붙일 수 있는 말이었다. 모르겠다. 왜 꼭 그 단어가 ..
[전시]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생각없이 들어간 미술관 산책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다(전시링크). "1980년대 뉴욕 미술"이란 말을 들을 때 생각나는 그런 감성을 잘 재현했다. 전시 디스플레이와 큐레이팅이란 것이 이런건가 싶었다. 국내경제 호황을 비롯하여 정치경제적으로 거칠 것없이 치고 나가는 (그래서 오만해지기 시작한)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한 작가들의 에너지가 내게는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개별작가들의 작업 역시 매우 흥미로웠다. 이들의 회화를 보니깐 요즘에 많이 보이는 본격적으로 사적인 개인사를 까발리는 스타일이 이때부터 꿈틀거렸구나 싶었다.
[미술] 미술세계. 왠지 요즘 세련되진것 같다. 미술잡지를 요즘 안본지 꽤 된 상태에서 미술세계 웹사이트에 들어가봤다. 어, 왠지 세련되어졌다. 필자와 주제를 비롯하여 느껴지는 분위기가 한층 달라졌다. 전체적인 톤이 바뀌었다면 필히 편집자의 영향일텐데 현재 편집장은 백지홍님으로 '16.4부터 이 역할을 맡고 있다. 딴건 모르겠는데 여전히 종이 잡지의 디자인은 좀... 그렇다.
[미술] 윤정미 작가 개인전에 비치된 서적 스크랩 윤정미 개인전(링크)에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수록된 모든 매체를 진열해 놓았다. 미술, 디자인, 광고, 하다못해 교과서에까지 작가의 작업이 실려있었다. 분야를 넘나들면서 호기심을 끌었다는 점에 인상깊었고,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잘 챙기는구나 싶었다. 이런저런 책을 들추면서 흥미로운 작가와 책을 캡쳐해놓았다. 1. Alessandra Sanguinetti 이 작가를 굉장히 오랜만에 봤는데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다이안 아버스에게 영향을 꽤 받은듯한 포트폴리오와 어딘지 모르는 몽환적인 느낌과 톤이 인상깊은 작가이다. 2.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y 내가 좋아하는, 몇몇 중요한 작가들은 빠져있었으나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을 소개하는 영문서적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커버사진에서 보..